2026-11-07 20:05:48
한국 온라인게임의 대표적인 장수 IP(지식재산권)인 ‘라그나로크’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02년 서비스를 시작한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어느덧 25주년을 앞두고 있으며, 이제 단일 온라인게임을 넘어 모바일과 다양한 장르, 글로벌 e스포츠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게임 생태계로 발전하고 있다.
그라비티는 7일 태국 방콕 엠스피어 몰 내 UOB 라이브홀에서 개최한 ‘라그나로크 페스타 2026(Ragnarok Festa 2026)’에서 라그나로크 IP의 미래 비전과 글로벌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기타무라 요시노리 그라비티 공동대표는 ‘비욘드 라그나로크(Beyond Ragnarok)’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며, 라그나로크를 전 세계 이용자들이 함께 즐기고 교류하는 글로벌 생태계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총 25종의 게임이 출품·체험 콘텐츠로 소개됐으며, 그라비티는 현재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신작 11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행사장에는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이 참여해 라그나로크 IP가 구축한 국제적인 사업 기반을 보여줬다.

기타무라 요시노리 그라비티 공동대표
“라그나로크 25주년, 새로운 진화의 출발점”
기타무라 공동대표는 개막식 환영사를 통해 라그나로크가 걸어온 역사와 앞으로의 성장 방향을 소개했다.
그는 라그나로크가 2027년 탄생 25주년을 맞이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존 게임의 서비스 확대를 넘어 이용자와 콘텐츠, 글로벌 커뮤니티가 연결되는 새로운 발전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핵심은 ‘비욘드 라그나로크’다.
이는 하나의 인기 게임을 여러 플랫폼으로 옮기는 수준을 넘어, 라그나로크라는 공통된 세계관과 캐릭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과 이용자 커뮤니티를 연결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라그나로크는 원작 MMORPG의 성공 이후 모바일 MMORPG, 방치형 RPG 등 다양한 장르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특히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면서 한국에서 탄생한 게임 IP 가운데 손꼽히는 장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누적 다운로드 2억5000만 건… 122개 지역으로 확장된 라그나로크
이날 발표에서 주목할 만한 수치는 라그나로크 IP의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2억5000만 건이다.
그라비티에 따르면 라그나로크 시리즈는 전 세계 122개 지역에 이용자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단일 게임이 아닌 시리즈 전체의 누적 성과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20년 넘게 이어진 IP가 여전히 상당한 글로벌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미가 크다.
특히 라그나로크는 동남아시아에서 독특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라그나로크는 단순한 외국산 온라인게임을 넘어 현지 이용자들에게 오랜 시간 친숙한 게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번 라그나로크 페스타가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것도 이러한 지역적 기반과 무관하지 않다.
행사 현장에서는 신작 게임 체험뿐 아니라 글로벌 e스포츠 대회와 이용자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를 단순한 게임 서비스가 아니라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문화적 콘텐츠로 발전시키려는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작 11종 준비… 하나의 IP로 다양한 시장 공략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신작 11종의 개발 계획이다.
그라비티는 기존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서비스를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장르와 플랫폼으로 IP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여러 국가의 개발사 및 퍼블리셔와 협력하는 방식은 라그나로크 IP 사업의 중요한 특징이다.
이번 행사에서도 다수의 글로벌 파트너가 참여해 다양한 게임을 소개했다. 하나의 IP를 중심으로 여러 개발사와 서비스 기업이 협력하는 사업 구조가 구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그라비티가 모든 게임을 직접 개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라그나로크 IP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신작의 숫자가 곧바로 사업적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동일 IP를 활용한 게임이 늘어날수록 이용자층이 분산되거나 작품 간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라비티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단순히 신작을 많이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게임이 서로 다른 이용자층과 시장을 확보하면서 라그나로크 브랜드 전체의 가치를 높이는 데 있을 것이다.
25년 된 게임 IP, 글로벌 사업 모델로 진화
라그나로크는 한국 게임산업의 역사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2000년대 초반 한국 온라인게임의 해외 진출을 상징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였던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오랜 시간 글로벌 시장에서 서비스를 이어오며 지속적인 IP 확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라그나로크는 원작의 인기만으로 현재의 사업 규모를 유지한 것이 아니다. 다양한 플랫폼으로의 전환, 지역별 사업 전략,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 등을 통해 IP를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확장해 왔다.
게임의 수명이 짧아지고 신작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하나의 IP가 20년 넘게 시장에서 생명력을 유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라비티의 사례는 게임 IP가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장기적인 사업 자산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날 기타무라 공동대표가 강조한 ‘비욘드 라그나로크’ 역시 이러한 사업 모델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선언으로 볼 수 있다.

“게임을 넘어 전 세계 이용자가 연결되는 생태계로”
기타무라 공동대표는 앞으로도 각 지역의 특성과 이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라그나로크 IP를 발전시키고, 글로벌 이용자 커뮤니티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라비티가 준비하는 미래는 하나의 대형 신작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다양한 게임과 글로벌 파트너, 이용자 커뮤니티를 연결해 IP의 수명을 연장하고 사업적 가치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물론 이러한 방식이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콘텐츠 경쟁력과 이용자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 신작의 수가 늘어나는 만큼 개별 작품의 완성도와 차별화 역시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2027년 탄생 25주년을 맞이하는 라그나로크.
한국에서 탄생한 온라인게임이 25년이라는 시간을 넘어 글로벌 게임 생태계로 진화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라비티가 준비 중인 11종의 신작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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