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용자는 물론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미뤄지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문체위 법안소위)에서 심사 될 계획이었던 11건의 게임법 개정안이 시간 관계상 다음을 기약하게 된 것. 참고로 당초 이틀 전인 7일 심사 될 계획이었으나 문체부 전병극 제1차관이 카타르 월드컵을 이유로 출국해 한 차례 미뤄진 상황이었다.

이번에 심사 될 11건의 게임법 개정안 중 5건이 확률형 아이템 관련 법안으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의,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 및 공급 확률정보 공개 의무화, 위반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 등이 명시돼 있다. 이상헌, 유정주, 유동수, 전용기, 하태경 의원이 각각 발의했다.

특히 이상헌 의원이 발의한 게임법 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범위를 확장시켰다. 기존에는 유상으로 구매한 아이템만 포함됐으나, 유상 및 무상 아이템을 결합하는 경우도 포함시켜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에 대한 논란은 2021년 초 게임 이용자들의 시위로 촉발됐다. 지나친 과금 유도로 인한 사행성과 불투명한 확률 정보 등이 논란이 되면서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높아졌고 2021년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소재로 부각됐다. 이후 이상헌, 유정주, 유동수 의원 등이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주요 골자로 한 게임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1년 이상 계류되다가 이제야 심사를 받게 됐다.

통과가 코 앞이지만, 아직도 이용자와 업계 간 입장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용자들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법제화가 되어야 국내 게임 시장의 건전성이 회복 될 것이라는 주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자율규제로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난해 12월부터 강화 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캡슐형 콘텐츠 결과물 개별 확률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 합성형 콘텐츠 성공 확률도 공개되고 있다. 또 확률형 아이템 운영 시 허위 또는 오인할 수 있는 표시, 꽝, 유료 캐시를 포함하는 행위, 필수아이템을 포함하는 행위도 금지되고 있다.

또 매달 미준수 게임물을 공표하고 있다. 자율규제를 따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면 1차적으로 해당 게임물 및 사업자에 대해 준수할 것을 권고하지만, 석 달 연속 미준수일 경우에는 공표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미준수 게임물들의 국적. 지난 9월 기준 미준수 게임물들의 국적은 미국, 중국, 핀란드 등 해외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가 게임법이 통과되면 역차별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2022년 9월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물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는 게임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면서 “게임산업협회 회원사는 거의 100% 자율규제 기준에 따라 확률 정보를 공개 중이고, 해외사업자도 요청에 따라 전환되는 게임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법적 규제를 도입할 경우 처벌 가능성 없는 해외 사업자와 달리 국내 사업자들에만 해당하는 역차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광고물에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삽입해야 한다는 규제에 대해서도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 다수는 확률형 아이템을 운영하고 있어 모든 확률 정보를 광고물에 삽입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이같은 법적 규제는 대형 사업자보다 중소 사업자에 부담이 돼 산업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뤄진 심사는 12월 중 개최될 예정이며, 다음 소위에서는 게임법 개정안을 우선 심사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