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도시에서 자수성가하기, '니발리스 나이트'   하늘을 날던 니발리스에서 발로 뛰는 니발리스로

2026-11-05 00:59:42


최근 한 인디게임 개발사에서 제법 큰 규모의 사이버펑크풍 신작 게임을 출시했다.

 

독일 개발사 ION LANDS가 개발하고 505게임즈가 유통을 담당한 '니발리스 나이트'다. 이름에서 눈치를 챈 인디 게이머도 있을텐데, 지난 2020년 출시된 클라우드펑크의 개발사가 직접 선보이는 후속작이다. 전작이 사이버펑크풍의 미래 도시에서 차량을 몰던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플레이어가 직접 발로 뛰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플레이어는 니발리스에서 성공한 삶을 거머쥐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상점을 운영하거나 생활 컨텐츠를 즐기고, 다른 시민들과의 관계를 즐기기도 하면서 디스토피아적 미래도시의 일원으로 살아가게 된다.

 

 

 

■ 호버크래프트 대신 직접 걷는다.

 

사이버펑크는 인디게임 개발에서도 자주 채용되는 매력적인 SF 장르다. 과거 리뷰를 작성했던 게임들 중에서도 이와 관련해 기억나는 게임이 서두에서 언급한 클라우드펑크였다. 화끈한 액션도, 최첨단 그래픽도 아니지만 각진 복셀 그래픽으로 표현된 휘황찬란한 사이버펑크 도시 니발리스, 그 안을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의 군상, 대사와 도시의 상황을 바탕으로 풀어나간 이야기는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니발리스 나이트는 이러한 클라우드펑크와 조금 다른 부분들이 있다.

 


시민들의 대사와 이야기는 이 게임의 매력 포인트다

 

HOVA 차량에 탑승해 불법 배달 업체 일을 하던 전작의 주인공 라니아가 고된 생활을 보내던 것과 달리 이번 신작의 주인공은 그런대로 자신의 집도 꾸미고 사는데 상승 욕구도 가지고 있다. 이후에 다양한 점포를 인수하면서 부를 쌓을 수 있다는 점도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게임 시작 직후 타데우스의 국수 가게를 물려받으며 그가 진 막대한 빚도 함께 떠안게 되는 점은 기구함 면에서 비슷할지도 모른다.

 

또, 전작에서는 HOVA를 타고 날아다니며 이곳저곳을 방문해 이야기를 진행하는 행위의 비중에 제법 큰 편이었지만 니발리스 나이트에서는 주로 플레이어가 도시의 각 구역을 직접 걸어다니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HOVA는 택시로 이용해 컷신으로 처리됐다. 전작처럼 자유롭게 니발리스를 날아다니는 맛은 줄었지만 대신 배를 활용해 니발리스 아래의 바다를 가르며 낚시를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 친절과 상승 욕구의 딜레마

 

클라우드펑크가 니발리스라는 도시를 크게 앵글에 담아냈다면, 니발리스 나이트는 그 도시 안을 세부적으로 담아낸 느낌이다.

 

전작의 강점이자 매력이었던 다수의 등장인물, 그들의 이야기는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게임 내에 수많은 등장인물이 존재하고, 대화에 따라 해당 등장인물과의 관계가 변화하기도 한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이들의 스토리를 담아낸 간단한 퀘스트도 수행할 수 있게 되니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다양한 등장인물에게 말을 걸고 교류하게 되는 기분이다.

 


 

 

 

코프섹이 통제하고 있는 도시 니발리스의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이야기도 존재하지만 각각의 시민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접하다보면 자연히 도시의 굵직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기도 하며 플레이어가 니발리스에 대한 저마다의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유도한다.

 

이런 요소들을 즐기며 플레이하다보면 게임의 주요 시스템인 경영 요소와 스토리 요소는 이윽고 플레이어에게 정직한 소시민, 그리고 기회를 노리는 상승 욕구의 가치 사이에서의 딜레마를 품게 한다. 여기에 사이버펑크적인 세계관 특유의 요소가 가미되며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부터 규모가 큰 이야기까지 다양한 사건들에 관여하게 된다.

 


니발리스 전체를 들쑤시는 연쇄살인 같은 규모가 큰 사건에 고개를 들이밀 수도 있다

 

단순히 돈을 버는 방식에 있어서도 그렇다. 극초반에 가게를 운영하면서 두 번째 점포를 구매하기까지의 과정, 그 이후의 과정을 정직하게 벌면서 차근차근 해나갈 수도 있지만 영업이 완전히 끝난 새벽 통금 시간대에 감시를 피해 다른 경쟁 점포의 가구를 훔쳐와서 사용하거나 팔아서 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 플레이어에게 나름대로 플레이의 자유를 주는 셈.

 

실제 게임 속 등장인물의 대사에서도 플레이어에게 언젠가 친절한 이웃과 남을 짓밟고 올라서는 쪽 사이에서 선택할 시기가 올 것임을 암시하는 대사가 존재하기도 하는데, 이처럼 니발리스 나이트는 전작이 보여준 니발리스 시민들 사이의 이야기를 좀 더 깊이 풀어낸 스타일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건실하게 운영해도 되지만

 


냉장고라도 떼다 팔면 순식간에 돈을 쥘 수도 있다

 

■ 초반엔 집중이 어려울 수도

 

니발리스 나이트는 게임을 시작한 직후인 초반 시점에 다소 부산스러운 게임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전작이 내러티브 위주로 진행되면서 동선을 깔끔하게 정리했던 것과 달리 처음에 스토리에 따라 국수 가게를 인수하게 된 이후로는 가게를 운영하며 빚을 갚아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재료를 직접 사러 시장에 가다 보이는 시민들에게 말을 걸었더니 생긴 퀘스트를 언제 수행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특히 주인공의 집 근처에서 만날 수 있는 로제타의 수리 시간제한 퀘스트, 가게에 필요한 가구들의 가격, 니발리스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따라 변동하는 물가 등은 이런 조바심에 부채질을 한다.

 


 

 

 

사실 며칠만 가게를 운영하면서 3레벨로 올려두면 이런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된다. 매니저에게 영업 부분을 위임할 수 있어서 원하는 컨텐츠에 집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알기 전까지인 극초반부는 집중하기 어려운 게임이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원하는 컨텐츠를 집중적으로 집어먹는 것이 가능하다.

 

전작과 동일하게 사이버펑크 이야기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부분들이 많이 존재한다. 경영과 스토리 외에도 낚시, 온실 농사와 같은 요소나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옛 물품의 처리 등 이야기 외에서도 플레이어는 다양한 선택을 내리게 된다. 어떤 방식으로 플레이하고 니발리스에서 살아갈 것인지를 직접 정하다보면 클라우드펑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 게임만의 살아있는 이야기들을 감상할 수 있다.

 


 


가게를 털자 다음 날 피해 점포에 수사를 나왔다

 

솔직히 말해 전작만큼의 임팩트를 준 순간은 많지 않았다. 조금 산만하고 투박하게 느껴지는 부분, 최적화가 덜 된 것으로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렇더라도 전작을 즐겁게 플레이한 사람, 사이버펑크 세계관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충분히 권해볼만한 소소한 매력을 지닌 게임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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