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종료로 폐기됐던 게임 관련 법들이 재발의 되고 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확률형 아이템 등 게임사의 고의·과실에 의한 공급 확률정보 미표시·거짓 표시로 게임 유저의 손해가 발생했을 때 게임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내용의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김 의원이 지난 3월 같은 내용으로 발의했으나 21대 국회 종료로 폐기됐었다.

이 개정안은 특히 확률형 아이템 정보 미표기, 거짓표기의 입증 책임을 게임사가 지게 되며, 게임사가 고의로 이용자 손해를 끼친 것이 확인될 경우 법원이 손해로 인정된 금액의 2배를 넘지 않는 선에서 징벌적으로 배상액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배상액 설정에는 고의 또는 발생의 우려를 인식한 정도, 이용자가 입은 피해 규모, 게임사가 취득한 이익, 위반행위의 기간·횟수, 게임사의 재산상태, 게임사의 피해구제 노력의 정도 등이 고려된다.

김승수 의원은 "그동안 확률형 아이템 관련 일부 게임사의 기망행위와 불투명한 정보 공개로 게임이용자의 피해발생 등 분쟁이 끊이지 않아왔다"며 "이번 개정안은 게임사의 기망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입증책임을 게임사에 두도록 함으로써 게임이용자 권리구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고로 지난달 9일 김원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이 개정안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 위원은 '입증책임전환'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으며,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해서는 '특수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김승수 의원(좌), 강유정 의원(우)
 

지난 5일,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외 게임사의 국내대리인 지정 제도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게임산업진흥에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역시 지난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이 법안에는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소가 없는 게임 배급업자 및 게임 제공업자에 국내대리인을 지정하고 시스템등급분류, 관련사업자의 의무 및 금지사항 관련 준수 업무, 게임물의 표시 의무, 사후관리에 따른 보고 등을 대리하도록 하며 위반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이 담겼다.

강유정 의원실 관계자는 "해외 게임업체가 제공하는 게임물의 이용이 활발해지고 있는 반면에, 해당 업체가 국내 게임물 공급질서를 제대로 준수하지 아니하여 이용자 보호가 취약한 상황이므로, 해외 게임업체가 이용자 보호 및 이 법에 따른 게임물 공급질서를 준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라고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참고로 해당 개정안은 무리없이 통과 될 전망이다.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은 민생토론회에서 국내대리인 제도를 도입해 해외게임사에 국내게임사와 동일한 이용자 보호의무를 부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한편, 강 의원은 22대 국회 시작 이후 이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에는 e스포츠 선수의 표준계약서 사용을 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현장에서의 표준계약서 사용률 제고를 위해, 표준계약서를 사용하는 e스포츠 분야의 사업자 및 단체에 재정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용안전망을 강화하고 표준계약서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내용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 국회 때 폐기됐던 법안들에 대해서도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규제보다는 진흥에 초점을 둔 법안도 발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