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틸,노틸,노틸… 자존심에 패한 T1   이제 남은 희망은 젠지다

2023-05-19 17:40:56


어제 진행된 승자조 최종전에서 JDG이 T1을 꺾고 결승전에 안착했다.

 

이 경기는 사실 상 T1이 필사적으로 지려고 한 경기였다. 그 말로 밖에 설명이 안될 정도다.

 


4세트와 5세트에서 무난한 승리를 하며 JDG이 결승에 진출했다

 

과연 미드 노틸을 주장한 것이 코칭스태프였는지, 아니면 페이커였는지는 몰라도(아마도 코칭스태프일 확률이 대단히 높다) 어떻게 하면 질 수 있는지를 확실히 보여 준 경기였다. 

 

어떤 말로도 가드가 불가능한, 아니 가드를 할 필요가 없는 경기였다. 페이커는 3세트에 걸쳐 노틸러스를 픽했고, 결과는 노틸러스를 픽한 모든 세트에서 패했다. 심지어 노틸러스는 3세트동안 총 열 번이 훌쩍 넘는 데스를 기록했고, 무려 1킬을 했다. 적어도 세 티어 이상 실력의 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 나오기 불가능한 수준의 미드라인 킬 스코어다. 노틸러스 픽을 했던 세트 한정으로 플레이 인 스테이지를 포함해 이번 MSI에서 가장 격차가 크게 벌어진 미드라인 결과다.

 

첫 세트에서의 노틸 패배는 이해할 만했다. 하지만 이후 T1이 두 세트를 승리하자 4세트부터 다시 노틸을 꺼내들었다. 아마도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또 다시 패했다. 

 

백미는 5세트다.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를 증명하고 싶었는지 다시 노틸을 선택했고 결국 경기에서 졌다. 중계가 진행된 방에는 수 없는 성토가 이어졌다. 과연 누구의 머리에서 미드 노틸러스를 밀어붙이자는 이야기가 나왔는지 궁금한 대목이다. 심지어 노틸이 나온 경기에서 JDG에게 일명 ‘발려버린’ 경기가 되어 버렸음에도 세 번씩이나 선택을 한 자존심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노틸러스를 선택한 것은 페이커 본인일까, 코칭스태프의 생각일까

 

왜 노틸러스를 선택했는지는 어느 정도 유추가 된다. 상대 룰러를 효과적으로 봉쇄하고자 하는 생각이 분명 컸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케리아가 했으면 됐다. 페이커의 노틸은 숙련도가 너무 떨어졌다. MAD와 JDG은 확연히 다른 팀이고, 노틸로 비슷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에 실패했다.  

 

노틸러스가 너무 부각되서 어느 정도 가려진 부분이 있지만 킨드를 지겹게 고집한 것도 밴픽에 문제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현재 오피챔인 애니를 JDG에 두 번이나 안겨준 것 역시 밴픽 단계에서 이미 패했다고 봐도 무방한 모습이었다.  

 

이 밖에도 수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정글러 오너는 예상대로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며 팀 패배의 주역이 되었고(그렇다고는 해도 노틸러스 픽을 고집한 누군가와는 비교조차 안된다), T1의 상체 키우기로 인해 폼이 좋은 구마유시를 잘 활용하지도 못했다. 제우스와 바텀 라인은 나름 최선을 다 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패배는 코칭스태프의 무능력함이 만들어 낸 최악의 경기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최근 경기들 중 가장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아마 기자뿐 아니라 이 경기를 본 거의 대다수의 유저들이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경기를 보면서 알 수 없는 분노가 올라올 정도로 많은 이들이 흥분 상태였다. 5세트에서 노틸러스를 선택한 이후에는 ‘그냥 져라’는 말이 수 없이 나올 정도로 팬들 또한 완전히 기대감을 접은 모습이 이어졌을 정도다.

 

어쨌든 막상 JDG의 실력을 보니 젠지가 결승에 진출할 경우 충분히 승리를 할 수 있을 만한 실력이라고 보여진다. 아마도 T1의 뇌절 플레이만 아니었다면 무난하게 3대 1 정도로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라고 생각되니 말이다.

 

그만큼 금일 펼쳐질 젠지와 BLG의 경기에서 젠지의 승리가 절실해졌다. 이미 T1에 대한 기대는 어제 경기로 바닥을 친 지 오래다. 자존심에 목숨을 건 팀은 결승에 올라갈 자격이 없다. 젠지가 T1을 꺾고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 MSI에서 LCK가 우승하는 최고의 시나리오가 아닐까 싶다.


- 패자전 3라운드(금일 오후 9시) : 젠지 VS BLG

 

T1과 JDG의 경기를 보면서 JDG이 국내 최상위권 팀들과 비교해 전력 면에서 비슷하거나 조금 아래라는 인상을 받았다. 사실 상 노틸러스로 경기를 던지지 않았다면 T1이 승리할 확률이 보다 높았던 경기였다. 

 

이를 생각하면 BLG의 전력이 어느 정도 유추가 되는 상황이다. BLG는 확실히 JDG에 비해 전력 상 열세인 팀이고 이번 MSI에서 그 차이가 한 티어 정도 나는 인상인데, 젠지와 T1의 실력은 현재 사실 상 거의 동급에 가깝다. 

 


 

지난 경기에서 젠지가 T1에게 패하기는 했지만 첫 두 세트를 다소 허무하게 패배한 것을 감안하면 다음에 리턴 매치가 될 경우 젠지가 승리할 확률이 더 높다. 

 

그러한 만큼 젠지가 전력 면에서 BLG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생각되며 실제로 보이는 팀 전력 역시 젠지가 더 탄탄하다.

 

바텀 라인이 BLG에 비해 조금 약하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탑이나 정글, 그리고 미드는 젠지가 우위에 있다. 페이즈의 기량이 이번 MSI에서 밑천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고 엘크 역시 올 시즌 룰러 다음의 평가를 받고 있는 원딜이다 보니 바텀 라인의 우세를 가져가기는 쉽지 않지만 딜라이트가 생각보다 잘 해 주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사실 딜라이트는 올 시즌 기대를 그다지 크게 가지지 않은 선수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 및 이번 MSI에 접어들면서 기량을 만개시키고 있는 느낌이다. 페이즈가 조금만 더 잘 해 준다면 바텀 라인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 경기는 젠지가 7대 3 정도로 승리 가능성이 높은 경기다. MSI 들어 BLG의 폼이 조금 떨어진 인상이고, 전반적인 팀 전력 자체도 젠지가 높다. 두 팀 모두 별다른 이슈가 없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는 팀이다 보니 변수가 많지 않은 경기이기도 하다. 

 

브래킷 스테이지의 라운드가 높아질수록 킬이 많이 나오지 않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 경기는 초반부터 많은 킬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젠지가 체급의 차이를 보여 주면서 확실한 승리를 챙겨 가는 양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3대 1 정도로 젠지의 승리가 예상된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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