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8 19:40:04
젠지가 IG를 꺾고 사상 첫 롤드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젠지는 평소 같은 플레이를 보였지만 지난 TES전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던 IG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이 나왔다.
전반적으로 IG의 좋지 못한 플레이가 나오며 젠지의 3대 0 승리가 이어졌고, 젠지가 먼저 롤드컵 결승에 진출하는 결과가 만들어졌다.
이제 남은 결승 티켓은 단 한 장이다. 9일 진행되는 4강 마지막 경기에서 T1과 BLG가 맞붙는다.
두 팀은 지난 2024년 롤드컵 결승에서 만난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T1이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기억이 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떠한 결과가 만들어질까.
T1 전력 분석
T1은 롤드컵에서 유독 강한 힘을 발휘하는 팀이다. 2022년 준우승 이후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올 시즌 역시 4강에 진출했다. 무엇보다 롤드컵 5전제에서 LPL 팀에게 패한 적이 없다는 기록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실제로 지난 2025년에도 AL과 TES를 연달아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다. 국내 리그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롤드컵에서는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T1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러한 결과에는 '페이커'의 영향이 크다. 새로운 메타를 빠르게 이해하고 상대의 플레이에 대응하는 능력, 그리고 팀 전체를 조율하는 페이커가 가진 장점들이 롤드컵이라는 무대에서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다만 올 시즌의 T1은 과거와 조금 다르다. 2024년 우승 당시와 비교하면 '제우스'와 '구마유시'가 팀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팀의 승리 패턴도 바뀌었다.
특히 올 시즌 '페이즈'가 합류하면서 바텀에 자원을 집중하는 플레이가 주가 되고 있다. 그만큼 상체의 활용도가 떨어졌고, 페이커의 플레이가 경직된 인상이 강하다. ‘오너’는 이전보다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T1은 4강까지 올라오는 과정에서 LPL 팀을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대진운이 나쁜 편은 아니다. 반면 그만큼 현재의 경기력을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 현재의 T1이 과거처럼 강력한 롤드컵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이 어렵다.
물론 T1은 8강전부터 힘을 증폭하는 스타일이기에 사실상 지금까지의 경기력이 의미가 없기는 하다. 다만 상대팀 BLG는 지난 우승 당시에 비해 더 강한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고, 반대로 T1은 당시보다 전력이 하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도 LPL에게 승리할 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마치 젠지가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한 것처럼 말이다.

BLG 전력 분석
BLG는 올 시즌 국제전에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FST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MSI에서도 결승에 진출했다. 특히 MSI에서는 T1에게 3대 2 승리를 거두며 올 시즌에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이번 롤드컵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MKOI와 TES에게 패하며 2승 2패까지 몰렸고, 마지막 경기에서 한화생명을 꺾으며 가까스로 8강에 진출했다.
사실 롤드컵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이미 리그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지 않은 경기력이 이어지며 AL에게 우승을 내준 기억이 있다.
지금까지의 BLG는 ‘바이퍼’가 언급한 대로 서로가 할 말만 하는 불편한 상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아픈 부위를 도려내고 다시 회복하고 있는 인상이 강하다.
실제로 스위스 스테이지 한화생명과의 경기부터 8강 디플러스 기아전까지 두 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있다. 이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팀 자체의 체급 역시 T1과 비교해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더 높다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 싶다.
다만 아직까지 100% 전력은 아니다. T1이 LPL 팀에게 강하다는 부분도 존재한다. 정상적인 BLG라면 이번 경기를 승리할 가능성이 있지만 온전히 회복하지 않았다면 이번 경기에서도 쉽지 않은 플레이가 예상된다.

실제 경기 분석
이전 기사에서도 언급했듯이 4강전 부터는 어느 팀이 승리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일단 여기까지 온 자체가(물론 대진 운이 어느 정도 작용하기는 하지만) 충분히 롤드컵 우승을 노려볼 만한 전력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BLG가 웃는다. 특히나 최근 무섭게 원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T1의 경우 하체 중심의 플레이를 하는 과정에서 상체가 상당히 약화된 것이 문제다. BLG의 상체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결코 작지 않다. 물론 상체의 몫까지 하체에 투자를 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하체가 강력한 모습을 보이지만 ‘바이퍼’가 버티는 BLG의 하체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결국 T1 입장에서는 상체에서 비슷한 상황을 끌고가면서도 투자한 하체에서 승기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이것이 그리 쉬운 상황은 아니다. 만약 하체에서 승기를 잡는다고 하더라도 BLG 상체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BLG는 하체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체의 자원을 상체로 돌리는 팀이다.
어찌 보면 완전히 반대의 성향을 지닌 팀 간 대결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플레이의 폭은 상체 중심의 BLG가 더 유리하다. 특히나 바이퍼는 ‘구마유시’와 마찬가지로 버티는 능력이 나쁘지 않은 선수다. 무엇보다 넓은 챔프폭을 가지고 있어 상체에 맞춘 챔프 선택도 가능하다.
아무리 T1이 LPL에게 지지 않았다고는 하나 이미 팀의 반절 가까운 선수가 바뀐 상황이다. 심지어 바텀에 힘을 주는 운영으로 T1의 장점인 유연한 운영까지 버린 상황이다. 객관적으로 본다면 T1보다 BLG에 웃어주는 부분들이 훨씬 많다.
다만 T1에는 페이커가 있다. 페이커가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이러한 부족함을 충분히 채우는 것이 가능하다. 순수 무력에서 ‘나이트’가 더 강하기는 하지만 페이커는 무력보다 팀을 조율하고 기회를 만드는데 특화되어 있어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이 가능하다.
만약 경기가 평범하게 진행된다면 이 경기는 3대 1 정도로 BLG가 승리하는 그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BLG의 전력 회복이 생각보다 크지 않거나 페이커가 활개를 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다시금 T1이 LPL 팀을 잡는 양상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현재로서는 BLG의 승리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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