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도 8강에 진출했다. 예상대로 실력의 차이를 보여주며 TES에게 2대 0 승리를 거뒀다. MKOI는 TSW를 상대로 풀 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며, 희망의 불씨를 이어가게 됐다.

금일은 1승 2패 그룹의 마지막 경기가 진행된다. 이러한 그룹에 BLG와 T1이 속해 있다는 것이 상당히 아이러니한 점이지만, 그나마 두 팀 간의 경기가 펼쳐지지 않는다는 것이 다행스러운 상황이다. 

예상대로 BLG와 T1이 2승 2패 그룹에 합류하게 될 경우, 2승 2패 그룹은 BLG와 T1, FLY, CFO, TES 및 MKOI라는, 역대 최고 수준의 최종전 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특히나 MKOI를 제외하면 어느 팀이 승리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팀들 간의 경기가 진행되기에, MKOI를 만나는 팀 외에는 누구도 8강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8강 대진 역시 이에 따라 복잡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3승 2패 팀 중 한팀은 3승 1패 팀들과 8강전을 치루게 되는데, 만약 BLG가 8강에 진출하고 3승 1패 팀 그룹에 합류할 경우에는 젠지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내전이 펼쳐지지 않지만, T1이 올라와 3승 1패 팀에 속한다면 반드시 내전이 발생한다. 

어쨌든 8강 대진의 경우는 진출팀이 모두 결정된 후 진행될 사안이기에 추후 따로 언급하겠지만, 금일 경기 이후 진행되는 최종전 대진 추첨은 T1의 8강 진출에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될 전망이다. 개인적으로 MKOI와 만나는 경우가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1경기 : BLG VS VKS

아무리 BLG의 현재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BLG가 이 경기를 패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물론 VKS가 100T에게 승리를 거둔 적이 있고, 100T가 BLG를 잡았다고는 하나 여기까지 온 시점에서 BLG가 방심을 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경기 역시 3판 2선승제다. 한 세트 정도는 요행으로라도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것이 두 세트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물론 BLG가 100T에게 패배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만큼 가능성이 0%에 수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정도까지는 아니다. 아무리 정글러의 경기력이 심각하고 선수들의 폼 또한 떨어져 있다고는 해도 말이다. 

VKS의 경우 지난 100T의 승리를 거울 삼아 다양한 밴픽적 시도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BLG의 경기력이 바닥을 치고 있다고 해도, 어차피 정상적인 픽으로는 승리가 어렵다. 100T 역시 여러 상황이 맞아 떨어졌기에 승리했지만 당시와 지금의 BLG 마음가짐 자체가 다르기에 상당히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이 경기는 BLG가 가볍게 2대 0 승리를 거둘 수 있을 만한 경기다. 아무리 경기력이 나빠도 VKS 보다는 좋다. 여기에 지난 100T전 패배를 기억하는 입장에서 허투른 밴픽, 플레이를 할 가능성이 매우 적다. 

현재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닌 만큼, VKS를 강하게 몰아붙이는 양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그러한 만큼이나 BLG가 압도하는 경기력으로 매 세트 승리를 가져가지 않을까 싶다. 

문제는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다는 것.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2승 2패 그룹에서 현재의 BLG가 확실하게 승리를 장담할 만한 팀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 2경기 : 100T VS T1

T1의 현재 전력은 사실 크게 나쁜 편은 아니다. 젠지를 만났고, CFO와의 경기에서 패배를 했기에 2패를 기록했을 뿐 BLG 정도로 현재 팀이 무너진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 

CFO의 경우는 상성이 좋지 않은 느낌도 있다. 지난 MSI에서도 그러했고 말이다. 팀간의 상성이라는 것은 확실히 무시하기 어렵다. 아무리 전력이 더 좋아도 상성에서 걸리면 쉽지 않은 경기가 진행된다. 심지어 CFO의 현재 전력이 생각한 것 보다 더 좋았던 것도 사실이다. 

100T는 분명 BLG에게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하듯 100T가 다시 BLG와 경기를 한다면 패배를 기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당시의 상황이 잘 맞아 떨어졌을 뿐, 전력 면에서 앞서는 느낌이나 잘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늘 상대는 T1이다. 아무리 T1 선수들의 폼이 다소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해도 전력 차이가 제법 나는 것을 부인할 수 없으며, 현재의 전력 자체도 BLG보다 더 좋다. 여기에 T1이 확실히 체급 차이가 나는 팀에게 패배하는 것도 상상하기 어렵다. 

결국 이 경기는 최근의 100T 경기와 마찬가지로 100T가 무기력하게 패하는 양상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T1 역시 진심의 플레이가 나올 수밖에 없다. 솔직히 말해 조금 실수를 한다고 해도 충분히 승리할 만한 경기다. 

T1의 2대 0 승리를 예상하며, 경기 내용에서도 일방적인 T1의 우위가 예상된다. T1의 승리보다는 어떤 경기력으로 승리를 했는지가 더 중요한 경기가 아닐까 싶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