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T1에게 2대 0 완승을 거두며 스플릿 2시즌 2위를 확정지었다. 경기에서 패배한 T1 역시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3위가 확정됐다.

T1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만한 경기였다. 시종일관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끌려 다녔고, 힘의 차이가 느껴질 만한 경기력이 나왔다.

특히나 한화생명e스포츠가 엄청나게 잘 한 경기라기 보다는 T1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경기였다는 점이 뼈아프다. 아직 ‘스플릿 3’ 시즌이 남아 있는 만큼 팬들 입장에서 낙심하기에는 이르지만 어쨌든 스플릿 2시즌에서 젠지와 한화생명e스포츠를 상대로 전패를 기록했고, 8세트를 패할 동안 단 한 세트밖에 승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걱정도 드는 상황이다.  

여기에 현재 전력으로 ‘로드 투 MSI’에서 MSI 시드권을 따낼 수 있을지도 걱정이 앞선다. 반면 한화생명e스포츠는 T1전 승리로 2위를 확정지으며 부담감을 덜어낸 모습이다. ‘아이오니아’ 패치 이후 부진을 거듭하다가 모처럼 나쁘지 않은 경기력이 나오기도 했고 말이다. 

1경기 : DRX VS OK저축은행 브리온

- DRX 전력 분석

‘레이지필’ 가세 이후 한동안 승리를 거두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던 DRX였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모습도 다시 사라진 지 오래다. 

팀웍은 그런대로 좋은 편이지만 기본적인 팀 전력이 낮다. 비슷하게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BNK 피어엑스나 OK저축은행 브리온이 강팀을 상대로도 승리를 만들어 내는 것과 달리 ‘정직하게’ 이길 만한 팀에게 이기고 질 만한 팀에게 지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대로라면 다음 시즌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내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오늘은 이길 수도 있는 상대다. DN 프릭스의 존재로 인해 현재 최하위는 아니지만 적어도 한 계단 정도는 더 올라가야 한다.

- OK저축은행 브리온 전력 분석

‘크로코’의 가세가 아직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분명 최근 몇 년간의 성적에 비해서는 더 나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고 전력 또한 더 좋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 정도로 만족하기는 조금 아쉽다. 

현재로서는 크로코가 팀에 녹아들 수 있을 만한 시간이 필요하기에 다음 시즌의 성적이 더 기대되는 팀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적어도 중위권을 목표로 하기 위해서는 다음 시즌 전에 보다 많은 승수를 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 

은근히 강팀을 상대로 좋은 플레이를 펼치는 반면 하위권 팀에게 고전하거나 승수를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부분 역시 다음 시즌에는 개선해야 한다.  

- 실제 경기 분석

팀 자체의 경기력을 본다면 OK저축은행 브리온이 보다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클로저’라는 동부 최고의 미드가 존재하고 있기도 하고 크로코 역시 적응만 된다면 충분히 힘을 발휘할 만한 부분이 많다. 

다만 이상하게 강팀에게는 기대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지만 비슷한 상대와의 경기에서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고 잔실수가 많은 편이다. 반면 DRX는 앞서도 언급했듯이 가진 전력 그대로의 경기력을 보여준다. 어찌 보면 계산이 상당히 잘 나오는 팀인 셈이다. 

팀 전력이나 현재 경기력을 생각할 경우 이 경기는 OK저축은행 브리온의 승리 가능성이 보다 높다고 생각된다. 반면 하위권 팀과의 경기에서 이상하게 부진한 OK저축은행 브리온의 팀 스타일이 변수다.

실제로 DN 프릭스에게 두 경기 승리한 것을 제외하면 세 경기는 무려 현재 서부권 팀들에게 올린 승수다. 케이티 롤스터와 T1, 디플러스 기아와 1승 1패를 주고받았다. 

반면 확실한 동부권인 BNK 피어엑스에게 2패, 그리고 DRX에게 1패를 기록했다. OK저축은행 브리온에게는 하위권 팀들이 더 상대하기 어려운 것 같다.

어쨌든 이 경기는 OK저축은행 브리온의 우위가 예상되는 경기다. 비록 중하위권 팀들에게 현재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웃지 못할 상황이기는 하나 이번에는 조금 다른 양상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단, 깔끔한 완승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기에 풀 세트 접전이 예상되며, 그럼에도 OK저축은행 브리온이 승리하는 세트에서는 제법 격차가 나는 플레이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OK저축은행 브리온의 경우 교전 중심의 경기를 진행했을 때 결과가 좋게 나왔던 만큼 이번에도 교전 위주의 플레이를 하지 않을까 생각되며, 그러한 만큼이나 치열한 난타전이 나올 것 같다.

2경기 : 케이티 롤스터 VS 젠지

- 케이티 롤스터 전력 분석

지난 ‘홈 그로운’ 경기에서 T1에게 패배한 이래 케이티 롤스터는 현재 전승을 이어가고 있다. 2라운드 성적 역시 전승을 기록중인 젠지에 이어 2위다. 그만큼 현재 분위기가 너무나 좋다. 

다만 직전 BNK 피어엑스와의 경기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퍼펙트’가 다시금 1라운드와 같은 존재감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말이다.

만약 오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4위권 경쟁에 매우 유리한 상황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오늘 상대는 젠지다. 케이티 롤스터가 2라운드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고는 하지만 젠지는 현재 패가 없는 팀이다. 

- 젠지 전력 분석

이제 어느덧 두 경기가 남았다. 두 경기만 더 승리한다면 스플릿 2시즌을 전승으로 마감하게 된다. 

사실 젠지에게 스플릿 2시즌 전승을 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기는 하다. 스플릿 3시즌 정규 경기까지 전승을 기록한다면 분명 의미 있는 기록이 되기는 하겠지만 이것이 생각처럼 쉬운 것은 아니고 그보다는 오히려 이 경기를 ‘로드 투 MSI’에 앞서 다양한 전술을 시험해 보는 기회로 삼는 것이 더 유용해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마지막 경기는 OK저축은행 브리온과의 매치다. 그래도 서부권 팀인 케이티 롤스터에게 다양한 전술적 실험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나 젠지는 한화생명e스포츠처럼 실험픽을 한다고 해서 쉽게 지는 팀이 아니다. 

여기에 로드 투 MSI의 경우 젠지는 바로 1시드 결정전으로 향하기 때문에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에서 쓸만한 전략이 필요하다. 충분히 오늘 경기에서 다양한 밴픽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 실제 경기 분석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오늘 경기에서 젠지가 평소처럼 무난한 밴픽을 구사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적어도 오늘 경기를 충분히 활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케이티 롤스터 역시 젠지에게 승리를 거둔 경험이 있는 팀이다. 그것도 3판 2선승제 경기에서는 아마 근래 들어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팀일 것이다. 

그럼에도 젠지가 패배할 가능성은 낮다. 젠지는 다양한 픽을 활용해도 세트는 줄지언정 패배를 하는 팀은 아니며, 아무리 현재 케이티 롤스터의 경기력이 올라왔다고는 해도 분명 23 및 24시즌과 비교해 체급이나 전력이 떨어진 것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 경기는 젠지의 승리를 강하게 예상하지만 2대 0 보다는 2대 1 스코어에 보다 무게가 실린다. 어느 정도의 실험픽을 가동할 것으로 생각되기에 젠지가 확실하게 찍어 누르는 양상보다는 접전으로 흐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