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볼버 디지털은 프리라이브가 개발하고 있는 신규 환경 전략 게임 '테라 닐(Terra Nil)'을 오는 29일(한국시간) PC 스팀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테라 닐은 척박한 황무지를 균형이 유지되는 번성한 생태계로 재생시키는 환경 전략 게임을 표방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토양을 정화하고, 바다를 청소하고, 나무를 심고, 야생 동식물을 다시 불러들여 황폐한 세계에 생명을 불어넣은 다음 돌아온 자연에서 흔적을 지우고 떠나야 한다. 매번 달라지는 다양한 맵을 통해 굽이치는 강이나 산맥, 저지대, 대양 등 무작위적이고 까다로우며 예측할 수 없는 지형의 황무지에서 자연의 균형을 회복시킨다는 것이 게임의 주된 컨셉이다.

한편 이번 리뷰의 경우 프리뷰를 위한 미디어 베타 빌드로 플레이되었으며 정식 출시 버전 테라 닐은 27,000원에 스팀에서 구매할 수 있다.

■ 도시 시뮬레이션의 역행

테라 닐은 도시 건설 및 관리를 담당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장르의 역행 구조라고 볼 수 있는 신작이다. 보통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과 비슷한 장르들은 플레이어가 무언가 문명과 도시를 발전시켜나가 인류의 번영을 그리는 경우가 많은 편이지만 테라 닐은 반대로 황폐해진 토지를 다시 비옥하게 만들고, 인류의 기술을 활용해 자연 환경을 복원해서 동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든 후 이 과정에서 설치했던 모든 흔적들을 해체 및 회수해 재활용한 자원을 비행선으로 만들어 날아가면 한 스테이지의 끝이다.

이렇게 특정 구역을 자연이 풍부한 환경으로 되돌리고 흔적을 지운 뒤 날아가는 한 사이클이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샌드박스로 쭉 플레이를 이어가는 비슷한 장르의 게임들에 비해 짧은 편이라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자연의 복원이라는 부분에 플레이 시스템을 조명했기 때문에 게임 내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인간이 등장하지 않는다. 심지어 복원에 활용한 건축물들을 회수하는 것도 강을 타고 움직이는 드론을 활용해 회수하는 방식으로 표현되어 인류의 존재 자체는 기술과 건축물로 표현되지만 직접적인 등장을 제한했다는 느낌이다.

자연의 복원은 단계별로 이루어져 우선 토지를 건강한 토양으로 만들고 녹지를 조성한 다음, 발전소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다양한 건축물로 더욱 풍부한 환경을 조성하는 단계, 동물을 찾은 뒤 모든 건축물을 회수해 비행선을 타고 날아가는 단계로 나뉜다. 이 단계는 건축 티어로 구분되어 각 티어가 개방될 때마다 더 다양한 건축물을 지을 수가 있다. 숲이 들어설 수 있는 구역을 만들기 위해 녹지를 조성했던 구역에 태양광을 반사시켜 태워버리거나, 벌집을 숲에 두어 주변 식물을 조성하는 등의 조작으로 해당 환경에 살 수 있는 동물들을 발견하면 스테이지 내에 이미 발견한 동물들의 모습이 보이게 된다.

■ 평온한 분위기의 게임

테라 닐은 그 주제의식이 주제인 만큼, 게임 전반에 평온한 분위기가 내려앉아 있다. 도시와 공장, 콜로니 건설 게임 장르를 비틀어내면서 해당 장르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법을 제안한다는 것이 개발사의 소개다. 플레이타임은 약 5~6시간 정도로 제시되고 있으며 다른 난이도로 플레이하면 4~5시간 정도가 더 소요될 수 있다. 또, 다양한 환경을 무작위로 제공하기는 하지만 무한하게 다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무래도 도시를 건설하거나 문명을 만들면서 하게 되는 주민들의 만족도 관리 등이 필요하지 않고 동물들을 불러들이기 위한 환경 조성만 조금 신경 쓰면 되는 편인지라 게임이 가볍다. 가끔 실패할 수도 있지만 게임의 길이가 긴 것은 아니고 실패할 것 같아 다시 하겠느냐는 메시지가 팝업된 상태에서도 조금 더 플레이하면서 난관을 해결해 클리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너무 조바심 낼 것 없이 게임의 분위기를 따라 차분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플레이하기에 좋다.

한편 이번 미디어 빌드에서는 초반부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비행선으로 날아가는 연출 뒤에 게임이 종료되는 이슈가 있었는데, 정식 빌드에선 이런 부분이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