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연이은 규제에 울상이다.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 공개를 강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게임법 개정안은 물론, 16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셧다운제'가 이르면 4월 이후 모바일 게임으로도 확대 될 전망이다.

셧다운제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경우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한 제도로 여가부가 2년마다 셧다운제 대상 게임을 지정한다. 오는 5월 19일 종료되는 현 셧다운제 대상은 PC 온라인게임과 일부 콘솔 게임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모바일 게임이 포함 될 것이라는 가능성이 높다.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오던 온라인 게임에 대한 역차별 문제는 물론이거니와, 정영애 여가부 장관이 지난해 말 인사 청문회에서 셧다운제를 모바일게임으로 확대할 것을 "검토해보겠다"고 답한 바 있기 때문.

또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아동청소년의 모바일 게임 이용 시간이 대폭 증가하면서 모바일 게임 중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보호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어려움 중 하나가 청소년의 인터넷·스마트폰 사용문제였으며, 앞서 여가부가 지난해 6~7월 전국 초등학교 4학년 43만8416명을 상대로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6만5774명(15%)이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전년비 16.7% 급증한 결과다.

실제로 한 이동통신사의 가입자 이용 패턴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학생 가입자의 데이터 사용량은 약 1.8G로 전년(1.5GB)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이 겹쳐지면서 여가부는 올해 실시한 셧다운제 대상 평가에서는 온라인게임 뿐만이 아니라 모바일 게임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가부 관계자는 "PC, 모바일 게임을 대상으로 연구했으며,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의 협의를 거쳐 3~4월 중 고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게임법 개정안도 큰 변동없이 진행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은 진흥보다 규제에 쏠렸다"고 주장하면서 특히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는 영업비밀이다"라며 반발했지만,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상헌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사행성을 조장하고 도박성이 강하다는 이유"라며 일축한 것.

이 의원은 어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협회와 업계에 수차례 자정 기회가 주어졌으나 이용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우리나라 확률형 아이템 모델의 사행성이 지나치게 높고 획득 확률이 낮은 데 반해, 그 정보 공개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현재 게임업계는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를 통해 확률형 아이템 획득 확률을 자율규제 방식으로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 이용자들은 현행 자율규제가 '구색맞추기'에 불과하다며 지속적으로 법제화를 요구해왔다.

컴플리트 가챠의 예

또 최근에는 자율규제를 교묘하게 빗겨나간 확률형 아이템을 이용한 시스템에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비판하고 있는 것은 '컴플리트 가챠', '완성형 가챠'라고 불리는 시스템으로, '뽑기'로 필요한 것을 몇 번이나 얻어야만 최종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예를 들어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한 뒤 열어서 얻는 'A아이템'에 번호가 매겨져 있고, 1번부터 10번까지 모두 모아야 최종 아이템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율규제를 적극적으로 지키고 있다는 이 회사는 '확률형 아이템에서 A아이템을 얻는 확률'은 공개하고 있으나, 1번부터 10번까지 각각의 확률은 공개하고 있지 않다.

이 의원은 "한국게임산업협회는 확률형 아이템 법률 규제가 두려운가"라며 "국내 게임 이용자가 우리 게임업계를 비판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라. 언제까지 자율규제라는 위선에 기댈 것인가"라고 지적하고 "부디 전향적인 자세로 논의에 임하라"고 덧붙였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