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가 쏘아올린 '수수료 전쟁'이 점입가경인 형국이다. 지난 13일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 모바일'에 자체 결제 경로인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오픈하자, 애플과 구글이 '포트나이트 모바일'을 차단시킨지 약 열흘째다.

에픽은 '반(反) 애플' 캠페인을 이어나가고 있다. 애플에서 '포트나이트 모바일'이 차단되자마자 하루만에 '1984-애플' 영상을 게재하고 #FreeFortnite 캠페인을 시작한 에픽은 이번에는 아예 게임 내 이벤트를 개최하고 이 이슈를 꾸준히 끌고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프리포트나이트 컵'은 이벤트성 토너먼트로, 최대 12경기에서 특정 점수 기준을 달성한 플레이어는 애플 로고를 패러디한 '프리포트나이트' 모자와 삼성 갤럭시 탭 S7, 플레이스테이션4프로, 닌텐도 스위치 등 다양한 상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에픽을 향해 이용자들을 '동원한다'는 비판도 따르고 있다. 특히 애플이 '포트나이트 모바일'을 차단한 바로 다음 날 영상을 게시하고, 애플의 차단 조치를 중단시키기 위한 예비금지명령을 신청하는 등 굉장히 발빠른 행보 때문에 애플 변호인단은 '에픽은 주도면밀하게 계획된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패러디 비디오, 상품, 해시태그, 호전적인 트윗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도 "남의 플랫폼을 이용해서 돈 벌고는 수수료 내기 싫어서 우회결제 도입한 것 아니냐", "결국은 수수료 내기 싫어서 약관 어긴거면서 자유니 평등이니 온갖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고 있다", "다른 AAA 게임 회사가 언리얼엔진으로 수익 왕창 올리고는 수수료 내기 싫다고 하면 받아줄 것인가" 등 에픽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에픽에게도 든든한 아군이 생긴 모양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3일, 법원에 제출한 증언에서 애플이 에픽게임즈를 차단한다고 위협하는 것은 MS의 게임 사업은 물론 다른 게임 개발자에게도 타격을 준다는 입장을 밝혔다. MS의 이러한 입장은 바로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 때문이다.

애플이 에픽게임즈에 8월 28일부터 모든 에픽게임즈 관련 개발자 계정을 삭제하겠다고 통보했는데, 여기에는 언리얼 엔진 개발과 관련 된 계정 역시 포함된다. 그러므로 새로운 버전의 언리얼 엔진은 iOS에서 테스트 할 수 없게 되며, 더 나아가 앞으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게임은 iOS에서 구동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케빈 감밀 MS 게임 개발 총괄 매니저는 "만약 언리얼 엔진을 iOS나 맥에서 활용할 수 없다면 MS는 고객과, 잠재 고객을 잃거나 새 게임을 제작할 때 다른 엔진을 선택해야 된다"고 밝혔다. MS는 iOS에서 언리얼엔진을 사용한 레이싱게임 '포르자 스트리트'를 서비스 중이다.

참고로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지난 6월, 유럽과 미국의 규제당국이 애플의 앱스토어 관행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스미스 사장은 애플의 수수료 정책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애플은 MS가 윈도우로 미국에서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유죄를 받았을 때 보다 더 심한 장벽을 만든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논란에 국내 앱마켓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표적인 국산 앱마켓인 원스토어는 최근 결제수수료 및 계약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스토어의 결제수수료는 20%이며, 외부 결제도 허용하고 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