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인디 어드벤처, '슬러지 라이프2'   여긴 어디 난 누구

2023-07-03 00:00:03


글로벌 인디게임 퍼블리셔인 디볼버디지털은 문제작 메이커 테리 벨만, 도즈원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 해체주의 미학으로 가득한 게임 슬러지 라이프의 후속작 '슬러지 라이프2'를 지난 28일 한국에 정식 발매했다.

 

슬러지 라이프2에서 플레이어는 일정을 앞두고 간밤에 사라져버린 랩하는 개구리 빅 머드를 찾기 위해 레코딩 스튜디오를 탐험하고, 도시에 있는 온갖 얼간이들과 대화나 상호작용을 하며 때로는 비밀스러운 요소들을 발견하게 되고, 시답잖은 사진을 촬영하거나 한심한 놈들의 부탁을 들어가며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제대로 돌아가는 것은 하나도 없을 것처럼 보이는 담배맨 시티에서 플레이어는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갈피를 잡아갈 수 있다.

 

한편 슬러지 라이프2는 특유의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VHS 화질과 화면이 일렁이는 효과를 강하게 삽입한 게임이다.

 

 

 

■ 빅 머드, 어디간거야?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슬러지 라이프2의 주인공인 고스트는 대체 간밤에 어떻게 놀았는지 욕조 안의 노트북 앞에서 정신을 차리고, 거하게 게워넘기면서 게임을 시작한다. 게다가 밖으로 나와보니 호텔의 문은 온갖 가구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었는데 밖에서는 누가 방을 두들기며 시끄럽게 구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설상가상으로 스타인 랩하는 개구리 빅 머드가 사라졌다는 말을 듣는다. 이후로 플레이어는 방의 문이 아닌 발코니에서 아슬아슬하게 발판으로 놓인 기물을 밟고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는데, 시끄럽게 굴던 사람들은 빅 머드의 사생팬임을 알 수 있다.

 

자, 그렇게 해서 밖으로 나올 수 있었는데 이제 어떻게 한다? 빅 머드는 또 어디있고? 이게 슬러지 라이프2를 시작하고 방을 나오자마자 처음 드는 생각이다. 물론 뭔가 잘 모르겠을 때는 주위의 캐릭터들에게 말을 걸거나 상호작용을 해보면 대개 이야기가 슬슬 풀리기 시작하는데 슬러지 라이프2는 시작한 뒤 만나는 대부분의 캐릭터가 얼간이에다 대사들도 도움이 되는 소리는 찾아보기 힘들고 상호작용도 태거인 고스트가 벽에 그래피티를 칠하는 것 말고 그리 많지 않아 오리무중에 빠진 기분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도 인내심을 갖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계속 말을 걸고 이것저것 눌러보다보면 새로운 아이템을 얻어서 2단 점프가 된다거나, 위치 정보를 기록한 다음 버튼 한 번으로 해당 위치로 순간이동을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아이템이 있고 이를 통해 고스트의 운신의 폭도 넓어지며 시스템 메뉴로도 활용되는 노트북의 프로그램도 늘어 할 수 있는게 늘어난다. 어쨌든 궁극적으로 빅 머드를 찾는 것이 최우선이니 그것만 머리에 새기고 이리저리 정처없이 돌아다니면서 담배맨 시티의 주민들과 교류해보는 것부터 게임의 첫 걸음을 떼는 셈이다.

 


 


 

 

 

■ 중구난방이지만 끝을 향해 달린다

 

전반적인 게임의 이미지는 혼란스럽고 중구난방이다. 대부분의 캐릭터는 뜬구름 잡는 소리나 지 하고 싶은 말만 내뱉어대고 심지어 담배를 하나만 주면 얘기해준다고 해서 가져다주니 별 것 아닌 이야기를 늘어놓아 뒷통수가 얼얼한 상황이 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중구난방의 대화나 도시의 모습 등 슬러지 라이프를 구성하는 파편화 상태의 요소들과 이야기들이 어느 순간 하나로 모이면서 이야기도 크게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조금 전개가 지저분해도 기존의 RPG나 추리 게임을 즐기는 것과 비슷한 감성으로 둘 수 있을 것이다.

 

플레이어는 여러 아이템들을 얻기 위해 1인칭 3D 플랫포머 요소를 수행해야 하기도 하고, 영문을 모를 인디게임을 플레이해야 하기도 하며 이런저런 컨텐츠들을 수행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해서 게임의 컨텐츠가 어떤 것이 있다 말고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애매하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된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게임이라 생각한다. 이상한 게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뭘 하라는 건지 당췌 모르겠는 게임이기도 하지만 플레이하다보면 점점 게임이 표현하려는 것이나 스토리 등이 왠지 모르게 손에 잡힐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든다.

 

다만 이런 스타일의 게임들 중에서도 상당히 취향을 타는 게임이기 때문에 자신의 성향을 잘 생각해야 하는 케이스이기도 하다. 또, 묘한 딜레마가 있는 게임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편 앞서 이 게임은 VHS 화질과 일렁이는 화면까지 구현해 감성을 살렸다고 말했는데, 이걸 너무 잘 구현해놔서 자칫하면 멀미가 날 수 있을 정도다. 옵션에서 끌 수는 있는데 그러자니 맛이 죽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이런 부분은 스스로의 건강과 잘 타협해서 옵션을 만지고 플레이하길 바란다.​ 

 


조금만 둘러봐도 정상이 아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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