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3 15:15:34
카카오게임즈의 장기 침체를 깨울 강력한 구원투수가 마침내 등판했다. 지난 10월 8일 정식 출시된 신작 MMORPG '도깨비의 세계'가 출시 초반 압도적인 흥행 성적을 기록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신작의 성공은 단순한 흥행을 넘어, 오랜 기간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으로 고통받던 카카오게임즈에게 극적인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도깨비의 세계'는 출시 직후 황금연휴 기간 동안 양대 마켓 매출 2위를 수성하며 심상치 않은 흥행 기류를 뿜어냈다. 연휴가 끝난 직후인 13일에는 마침내 국내 최대 앱마켓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매출 1위 자리까지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슈퍼캣이 개발한 이 게임은 2.5D 도트 그래픽 기반의 K-판타지 세계관과 네이버 웹소설·웹툰 '멸귀수도전' IP를 감각적으로 녹여내며 대중적인 흥행 요소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이번 매출 1위 성과가 이른바 '착한 과금' 구조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모바일 MMORPG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던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이나 무작위 뽑기를 과감히 배제했다. 대신 캐릭터 외형 중심 상품과 편의성 위주의 가벼운 과금 모델을 채택했음에도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구매를 이끌어내며 매출 정상에 올라 국내 게임 업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이 같은 기대 이상의 흥행 성과는 즉각적으로 자본시장에 반영되며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를 밀어 올렸다. 신작 출시 당일인 8일에는 단기 재료 소멸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로 일시적인 하락세를 보였으나, 주말 사이 확인된 폭발적인 흥행 지표가 반전의 발판이 됐다. 주말 직후인 12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9% 상승한 9,630원으로 올라섰고, 구글 매출 1위 소식이 전해진 13일 장중에는 10,110원까지 치솟으며 강력한 매수세를 증명했다.

(캡처: 네이버 증권)
카카오게임즈에게 이번 흥행이 더욱 절실했던 이유는 회사가 직면했던 극심한 실적 부진에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24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무려 7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의 늪에 빠져 있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누적 영업손실이 485억 원에 달해 적자 구조를 타파할 대형 흥행작이 절실했던 상황에서, '도깨비의 세계'가 구세주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증권업계 역시 카카오게임즈의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해 일제히 장밋빛 분석을 내놓기 시작했다. 현대차증권을 비롯한 주요 금융투자업계는 '도깨비의 세계'의 초기 일매출을 약 6억 원 규모로 긍정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유지된다면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카카오게임즈의 전반적인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며, 내년 1분기에는 마침내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도깨비의 세계'가 거둔 국내 성과를 발판 삼아 글로벌 확장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다.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시장 안착 이후 곧바로 글로벌 출시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며, 연내 '던전 어라이즈'와 내년 초 '오딘 Q: 발키리스 콜' 등 굵직한 후속 신작 라인업을 대기시켜 둔 상태다. 여기에 최근 인수한 캐주얼 게임사 미투온을 통한 해외 매출 다각화 역시 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투자자 관점에서는 무조건적인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증권가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이 배제된 가벼운 BM 특성상, 초반의 급격한 매출 상승세가 장기적인 리텐션과 안정적인 매출 유지로 이어질지는 수개월간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이번 신작을 통해 길었던 적자의 터널을 벗어날 강력한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사실만큼은 인정된다"고 분석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게임샷 기사는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