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졌다. VKG가 PNG에게 패배하며 스위스 스테이지로 가는 남은 티켓 중 하나는 라틴 아메리카 대륙의 팀에게 돌아가게 됐다. 

PNG는 PSG와 경기에서 한 세트를 따낸 것이 PSG의 실수가 아닌 자신들의 실력임을 증명했다. 풀 세트 접전도 아닌 2대 0 완승이다. 누가 봐도 PNG가 VKG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다. 

VKG는 조악한 경기력에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지 못하며 무너졌다. 어제 VCS 1시드의 위용을 보여주며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한 GAM과는 경기력의 차이가 명확하게 갈렸다. 

100T는 자신들의 컨디션을 되찾으면서 SHG에게 2대 0 완승을 거뒀다. SHG가 적어도 한 세트 정도는 가져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전력 차이가 너무나 컸다. 심지어 2세트에서는 멘탈마저 무너지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금일은 플레이 인 스테이지의 최종전이 펼쳐진다. 최종전은 승자조 패자와 패자조 승자가 경기를 펼쳐 마지막 남은 본선 티켓 두 장을 결정하게 되지만 각 조의 전력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서 A조 패자와 B조 승자, B조 승자와 A조 패자가 경기를 펼쳐 크로스 체킹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마지막 남은 스위스 스테이지의 두 자리를 차지하게 되며, 이 경기를 끝으로 10월 2일까지 휴식 기간을 가진 후 10월 3일부터 본격적인 스위스 스테이지의 일정을 시작한다.

1경기 : PNG VS R7

최종전에서 라틴 아메리카 기반 리그의 두 팀이 만났다.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 라틴 아메리카 팀들이 최종전을 펼치게 되는 경우는 처음이며, 브라질 리그의 경우는 2016년에 본선 진출을 한 기록이 있지만, 만약 R7이 경기에서 승리하게 될 경우 라틴 아메리카 리그 처음으로 롤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심지어 이번 롤드컵에서 최 하위권으로 평가 받았던 두 팀이 최종전에서 만나게 되는 상당히 진귀한 상황도 맞이하게 됐다. 여기에 올 시즌을 끝으로 아메리카 대륙 자체가 모두 하나의 리그로 통합되기 때문에(북미 및 라틴 아메리카와 브라질 리그가 하나로 통합된다) 현재 리그의 이름을 달고 본선에 출전하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팀의 전력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번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 자신의 실력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 준 것도 동일하다. 다만 이들 중 어느 팀이 조금 더 성장한 플레이를 보여주었는지를 묻는다면 단연 R7이다. 아무리 첫 경기에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100T에게 승리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다만 이후 GAM과의 경기에서 화끈하게 패배한 것을 생각한다면 어느 팀과의 경기에서 어떤 실력을 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어차피 두 팀 모두 자신들의 실력 이상의 결과를 냈고, 이번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에는 스위스 스테이지에 진출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인생 경기를 펼쳐도 모자라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PNG 역시 한 수 위 리그로 평가되는 베트남 리그의 2시드 팀을 완파했다. 물론 VKS의 경기력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PNG가 잘해서 승리를 했다는 것도 맞는 표현이다. PNG 역시 현재의 모습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결국 이 두 팀의 경기는 실제로 경기를 해 보지 않는 이상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우세한 팀을 꼽아 본다면 R7이 더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보여 주었다고 생각되는데, 어차피 이들 경기는 풀세트까지 가는 상황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 순수 실력보다는 정신력이나 집중력 등에서 승패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러한 만큼이나 어느 팀이 승리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매치다. 승리 확률도 반반을 예상한다.

2경기 : 100T VS PSG

아직까지는 제 컨디션을 확실히 찾지 못한 듯 보이는 두 팀의 대결이다. 

사실 플레이 인 스테이지가 진행되기 전에는 이러한 조합의 최종전이 나올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나 100T가 패자조 승자로 올라온 상황은 더더욱 말이다. 

운명의 장난인지, 100T가 첫 경기에서 패하며 패자조로 올라오면서 한 쪽은 상대적으로 체급이 떨어지는 두 팀이, 그리고 이 경기는 플레이 인 스테이지 기준 최상위권 전력을 가진 두 팀이 만나게 됐다. 

이들 중 한 팀이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 떨어진다는 것 자체가 이변이기도 하다. 그리고 당연히 이러한 상황을 만든 주범은 100T다. 

현재로서는 MDK가 이번 플레이 인 스테이지의 가장 강력한 팀이라는 사실에 이견은 없어 보인다. GAM 역시 그러하고 말이다. 

다만 100T와 PSG 중 어느 팀의 경기력이 더 좋은가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답을 내놓기 어렵다. 이전에도 PSG는 북미 3시드 팀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평가를 받았지만 현재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못했고, 100T는 첫 경기에서 패배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SHG와의 경기 내용을 보면 100T의 경기력이 어느 정도 올라온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다만 이번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 SHG의 플레이가 상당히 나빴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만약 상대가 SHG가 아니라 다른 팀이었다면 100T가 무난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을지 의문스럽다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이 경기는 어느 팀이 조금 더 자신들의 경기력을 회복했는지, 그리고 보다 높은 메타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두 팀 모두 노출된 단점이 많기에 조금 더 정신을 차린 팀이 승리를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100T 보다는 PSG가 조금 더 앞서 있다고 생각되지만 그 차이가 크지는 않다. 6대 4 정도로 PSG가 우위를 보이는 경기라 보여지며, 어느 한 쪽으로 경기가 기우는 상황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풀 세트 접전을 강하게 예상하는 경기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