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디지털 터치는 언톨드 테일즈가 개발한 농장 어드벤처 게임 '에버드림 밸리' 한국어판을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에 정식 출시했다.

에버드림 밸리는 마법의 숨결이 함께하는 농장 어드벤처 게임으로, 낮에는 작물을 키우고 동물을 돌보며 농장을 차근차근 복원해나가는 게임이며 밤에는 꿈속에서 농장의 동물이 되어볼 수 있는 동화적이고 마법적인 요소가 가미됐다. 플레이어는 학기를 마친 소년 또는 소녀 캐릭터가 되어 에버드림 밸리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신 고즈넉한 농가에서 여름을 보내게 된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유롭게 매일 야생동물이나 농장의 동물, 작물을 손보고 자그마한 모험을 해볼 수 있다.

닌텐도 스위치 버전 에버드림 밸리의 정식 판매가는 29,800원이나 오는 15일까지 할인된 가격인 23,840원에 만나볼 수 있다.

■ 시골 농가 복원기

서두의 소개문구처럼 플레이어는 에버드림 밸리의 조부모가 사는 농가에서 여름을 보내게 된다. 플레이어는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자신의 캐릭터 외형을 고를 수 있고 이름도 지을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것은 이름을 디폴트 네임에서 바꾸지 않고 수락을 눌러도 확인절차 없이 바로 게임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많은 게임들이 캐릭터 메이킹에서 이름이 비어있다면, 혹은 이름을 이대로 결정할 것이냐고 다시 플레이어에게 물어봐주기라도 하지만 에버드림 밸리는 화끈하게 캐릭터를 생성해버린다. 그렇게 내 캐릭터는 디폴트 입력값인 playerNickname이라는 이름을 갖고 게임을 시작하게 됐다.

게임은 여느 농가 시뮬레이션 게임들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플레이 자체는 자유도를 지향해도 컨텐츠는 보다 퀘스트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뭘 하든 자유인 것은 다른 게임들도 마찬가지지만 초반에 컨텐츠들을 개방해두면 사실상 방치하는 다른 게임들보다 조금 더 퀘스트를 수시로 진행하게 만든다. 각종 컨텐츠들을 개방하고 도면 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할머니나 할아버지의 퀘스트를 꼬박꼬박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컨텐츠만이 아닌 지나가다 발견한 울타리와 동일한 디자인의 도면을 받기 위해서도 발견->할아버지에게 보고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식으로 사소한 부분도 퀘스트화를 해뒀다.

농가에서나 밖에서 할 수 있는 컨텐츠들이 여럿 있다. 이 종류의 게임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기본 농사 요소나 가축을 키우는 요소는 물론이고 이런 것들에서 생산품을 얻는 과정이나 요리를 하는 순간들도 미니게임으로 만들어 매번 미니게임을 해야 한다. 가령 우유를 얻기 위해 소젖을 짜려면 게임 패드의 양쪽 스틱으로 흔들리는 소젖을 짜내면서 나무통에 100%까지 우유를 채워는 식으로.

이외에도 농가를 돌아다니다보면 부서진 울타리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들처럼 방치된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 이것들은 목재 같은 필요한 재료를 모아와서 직접 수리할 수 있다. 밤에는 때때로 동물의 역할을 하게 되기도 한다.

■ 휴가 온 손주한테 시킬 양이 아닌데

에버드림 밸리는 정석적인 농장 및 목장 어드벤처 게임의 컨텐츠 스타일을 많이 유지하고 있지만 여기에 퀘스트 기반의 스토리를 좀 더 중심으로 풀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무난하지만 나름대로의 스토리도 존재한다. 다만 플레이한 사람들은 대개 놀러 온 손주한테 시키는 일의 범위와 분량은 아동학대 수준이라는 농담에 공감하게 된다.

게임 내 설명이 친절하면서도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A를 하기 위해서 이런 저런 것들을 하면 된다는 설명이 팝업되는데, 막상 실제로 하다 보면 그 도중에 B 과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해지는 때가 드물게 있었다. 또, 편의성이나 불안정한 만듦새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동물을 데려와 우리에 넣으려고 할 때도 도망다니는 것을 쫓아서 쓰다듬은 뒤 데려와야 하는데 이게 20초만 따라오다 다시 도망치기 때문에 매번 번거롭고 동물을 데려다 팔거나 할 때도 한 마리씩만 데려가다보니 꽤 불편하다.

그래도 농장 어드벤처 게임이라는 카테고리를 좋아한다면 기본기는 얼추 갖추고 있는 게임이기에 무난하게 플레이해봄직한 타이틀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