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투 인터렉티브는 이슈타르 게임즈가 개발하고 닷에뮤가 퍼블리싱하는 전략 RPG '라스트 스펠' 한국어판을 지난 9일 PC, PS4, PS5,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에 정식 출시했다.

라스트 스펠은 로그라이크 요소가 가미된 전략 RPG이며 치명적인 악의 무리들을 상대로 도시를 지켜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임의 배경은 세계에 종말이 찾아오고 있는 시점을 다룬다.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결단으로 강력한 마법이 사용되고, 그 나비효과로 수 십 년간 세계를 파괴의 도가니로 만들었으며 마법사들은 대재앙을 일으키고 만다. 거대한 순수 마법 에너지 구체들은 세상의 모든 것을 지웠으며 기묘한 보라색 안개가 사방에 퍼져나가 밤이 되면 피에 굶주린 돌연변이 무리가 나타나 모든 것을 파괴한다.

라스트 스펠의 세계에 남은 유일한 희망은 저주받은 세상에서 최후의 주문을 시전해 모든 마법을 제거하는 것이다. 시간을 들여 방해받지 않고 주문을 준비하는 동안 영웅들이 마법사들을 어떻게 해서든 지켜내야 한다.

■ 마법으로 멸망해가는 세계

본 타이틀의 세계관은 마법이나 검과 같은 공격수단이 주로 활약하는 다크 판타지풍이라는 느낌을 준다. 앞서 소개됐던 게임의 설정처럼 어떤 마법으로 인해 세계가 멸망의 전화에 휩싸이고 인간들은 돌연변이가 되어 주변을 습격해댄다는 설정 하에 플레이어가 남아있는 영웅들과 거점을 지키면서 마법사들의 주문 시전을 도와야만 한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시점에서는 모든 기능이 제공되는 상태로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기초 시스템을 배우면서 라스트 스펠 자체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결과가 정해진 인트로를 플레이하게 된다.

묘사되는 상황들이 위험하긴 한 것이, 인트로에서는 적들을 잘 막아내더라도 날짜가 지나면서 주문을 시전하고 있는 마법사들 쪽에 문제가 생겨 결국 모두 죽음을 맞이하는 결말로 향하며 게임 내에 준비된 맵인 거점들도 각기 다른 상황이지만 폐광부터 아예 허허벌판인 상태로 시작하는 경우까지 그리 좋지 않은 상태를 자랑한다. 인트로를 플레이하면서 알게 되겠지만 로그라이크 성격을 지닌 라스트 스펠에도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진행되는 스토리가 존재한다.

한편 게임 내에 등장하는 주된 적인 돌연변이들은 말이 돌연변이지 사실상 언데드와 같은 비주얼을 하고 나타난다. 처음에는 거점에 지을 수 있는 건물의 수도 그리 많지 않고 기반이 없는 상황이니 이들을 막아내는 것이 버겁게 느껴질 수 있으나 이후 게임을 진행하며 건물이 해금되고 오라쿨룸의 목표들을 달성하며 새로운 무기 등의 특전을 받으면 한결 상황이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낮과 밤에 할 일을 확실히

게임 플레이에서는 시간대별로 할 수 있는 행동이 정해져있다. 낮 시간대에는 아군을 정비하고 피난처를 개조하면서 방어 시설의 위치를 지정할 수 있으며 지난 밤을 이겨낸 보상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밤에는 사전에 표시된 방향으로부터 마을에 다가오는 돌연변이 무리들을 전멸시키는 것이 목표다. 마법 봉인이 깨지는 순간까지 영웅들의 체력과 마력을 회복시키고 레벨 업을 반복하며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캠페인에서 각 거점인 피난처를 선택하기에 앞서 해당 피난처마다 제한된 징조 슬롯에 다양한 효과를 지닌 징조를 배치하고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낮과 밤으로 페이즈가 나뉘어 있다. 낮에는 건물을 새로 짓거나 이미 지어진 건물의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일꾼을 파견하는 것으로 영웅 캐릭터의 체력과 마력을 회복시킬 수 있다. 또, 영웅들의 전투 성과에 따라 레벨업으로 무작위 제시된 능력치 중 하나를 선택해 강화하고, 일종의 특성을 선택해 영웅들을 강화할 수도 있으며 각 부위마다 독특한 능력이 붙어있거나 특정 능력치를 강화할 수 있는 장비를 교체할 수도 있다. 이런 피난처의 방어를 위한 내실을 다지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방어 시설 건축도 낮 시간대에 챙길 수 있다.

밤 시간대에는 몰려드는 돌연변이 무리를 전멸시키는 전투가 진행된다. 처음에는 한 방에서 두 방 정도 공격을 먹여주면 처치할 수 있는 적들이 무리를 구성하지만 당연히 게임이 진행될수록 물량도, 공세의 방향도, 강력한 적도 늘어난다. 전투는 SRPG 방식처럼 턴 기반으로 진행되고 마력이나 행동력에 제한이 있어 최적의 시나리오로 움직이는 것이 효율적이다. 특정 무기와의 조합을 통해 행동력을 남기면서 밤 시간을 무사히 넘기는 것도 가능하지만 말이다.

캠페인 내의 성과에 따라서 오라쿨룸이라는 곳의 두 존재에게 건물이나 무기를 해금할 수 있다. 특정 재화를 투입해서 항목들을 해금하기도 하며 앞서 언급한 특히 강하게 느껴지는 무기 같은 것도 여기서 해금해 게임에 등장하게 만들 수 있다.

■ 몰입할 수 있는 재미

다크 판타지와 같은 분위기의 세계관으로 게임의 설정을 구성했고 이를 게임 플레이에 녹여낸 라스트 스펠은 어쩐지 사건의 시발점이 된 대마법이나 그 효과, 여파가 마치 현실의 핵무기와 그 사용으로 인한 상호확증파괴, 후폭풍을 그려낸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스토리 전체를 두고 보자면 조금 완성도가 아쉽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나름대로 플레이어 개개인이 느끼는 바를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기분이 든다.

플레이 자체를 두고 보자면 확실히 이런 유형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신작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사전 출시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왔던 PC 스팀에서는 물론이고 정식 출시가 된 현 시점에도 징조 등을 사용해서 게임의 난이도를 꾸준히 하향조정했고 손쇠뇌에 의존하면 상당히 쉬울 수 있다는 부분 등을 차치하고 시간을 빠르게 삭제시킬 수 있을만한 게임이다. 낮에 정비하고 밤을 어떻게든 아득바득 버티는 방식의 플레이가 쉽게 질릴 순 있어도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꽤 몰입해서 즐길 수 있었다.

피난처의 방어 설계나 영웅 육성, SRPG나 다크 판타지풍의 게임을 좋아한다면 라스트 스펠은 한동안 즐길 수 있을만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 부분 중 하나를 꼽자면 PS5에서 플레이하는 경우 글씨가 좀 작게 느껴지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옵션에서 조정할 수 있는 부분도 없어 좀 불편하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