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퍼블리싱코리아는 니폰이치 소프트웨어가 개발한 닌텐도 스위치 및 PS4 전용 소프트웨어 '요마와리3:떠도는 밤'을 지난 27일 아시아 지역에 발매했다.

요마와리3:떠도는 밤은 과거 타이틀의 분위기를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요소를 일부 추가해 진화한 요마와리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밤거리를 탐색하는 밤길 탐색 액션 게임을 표방하고 있다. 어린 주인공은 자신에게 걸린 저주를 풀기 위한 실마리인 추억을 찾아 밤거리를 헤매게 되고 거리의 어둠 속에는 무서운 요괴가 숨어 있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이 지닌 손전등의 빛과 심장 고동 소리에 집중해 요괴에게서 달아나고 잃어버린 추억을 찾아내야만 한다. 게임에는 특정 조건을 달성해야 볼 수 있는 일명 진엔딩이 존재한다.

한편 요마와리3:떠도는 밤의 PS4판은 다운로드 한정으로 제공되며 본 리뷰는 PS5 하위호환 플레이를 기준으로 작성됐다.

■ 하루 안에 추억을 찾아라

요마와리3:떠도는 밤의 주인공은 시작부터 암울한 실정을 보여준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간단한 튜토리얼을 거치면서 주인공, 디폴트 네임 유즈가 학교에서 다양한 악의를 받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이후 유즈는 학교의 옥상으로 올라가 무너진 펜스 너머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갑작스레 알 수 없는 장소에서 정신을 차린다. 낯설고 어두운 숲속에서 헤매던 유즈는 형체가 없는 신비한 언니와 만나게 되고, 언니는 유즈에게 강한 저주가 걸려 있다며 저주를 풀기 위해 하룻밤 사이에 잃어버린 소중한 추억들을 떠올려야만 한다고 전한다.

언니의 도움을 받아 겨우 숲에서 탈출한 유즈는 정신을 잃기 전에 있었던 학교의 옥상이 아닌 폐건물의 옥상에서 깨어난다. 고양이 무기의 인도를 따라 일단 집에 도착해서 상황을 정리한 유즈는 이후 자유롭게 한밤중의 마을 각지를 돌아다니며 추억의 물건들을 회수하기 시작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이미 알았겠지만 유즈가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요괴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유즈를 위협해온다. 요괴들의 눈을 피해서 모든 추억을 모으고 플레이 방식에 따라서 엔딩을 확인할 수 있다.

요마와리3:떠도는 밤은 독립된 스토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스토리를 파악하기 위해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전작을 플레이해본 경험이 있다면 좀 더 쉽게 게임 시스템을 숙달하고 요괴들에 대처하는 노하우가 형성되어 있겠지만 오히려 그렇지 않은 상태로 처음 요마와리3:떠도는 밤을 통해 시리즈를 접한다면 시리즈가 전달해온 공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다.

■ 눈을 감고 공기의 흐름을…아니

어릴 적, 혹은 성장한 인간에게도 자연스레 내리깔린 밤의 어둠은 알 수 없는 불안함을 안겨주곤 한다. 요마와리3:떠도는 밤은 이런 밤길을 산책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나름의 긴장감을 형성하는데 이에 더해 마을 곳곳을 배회하는 요괴들까지 등장해 유즈의 목숨을 위협하니 예상 이상의 긴장감과 공포감을 선사한다. 기존 시리즈에서 등장한 요괴들이 많이 사용됐다고는 하지만 이 타이틀로 시리즈를 처음 접했다면 그런 부분에 신경 쓰지 않고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또, 게임 도중 주울 수 있는 메모들에는 몇몇 요괴들에 대응하는 일종의 힌트가 적혀있으며 다양한 패턴으로 점프 스케어나 은근한 공포감을 심어주면서 플레이어의 심리를 압박해온다. 유즈가 갈 수 있는 각 지역에는 배회하는 요괴들 외에도 일정 시점에 도달하면 보스전을 치를 수 있는 강력한 요괴가 등장한다. 유즈는 평범한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바이ㅇ하자ㅇ처럼 무기를 쓰거나 요괴를 쥐어박을 수 있는 것도 아닌지라 보스전은 보스 요괴의 패턴을 파악하고 붙잡히거나 공격당하지 않게 피하면서 특정 오브젝트와 접촉 등의 방식으로 공략하는 식이다.

요괴들을 피하기 위해 눈을 감는 기능이 준비되어 있다. 유즈와 요괴가 눈이 마주치면 요괴가 유즈를 쫓아와 목숨을 앗아가는데, 이를 막기 위해 마주친 순간 혹은 그에 준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눈을 감고 천천히 요괴가 없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기본적인 방식이다. 이 때 유즈의 속도가 꽤나 느려지고 요괴의 위치는 색안개로 표시되며 요괴와 가까워질수록 심장박동이 커진다. 따라서 계속 움직이는 요괴가 아닌 이상 심장박동과 안개의 위치를 통해 적절히 요괴를 피하는 것이 가능하다.

세이브가 자유롭지 못한 편이다. 곳곳에 존재하는 지장보살에 10엔 아이템을 공양해서 저장하거나 집으로 돌아가 침대에서 저장할 수 있는데, 이미 공양한 지장보살 사이를 점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한 번 죽었을 때 돌아가는 시점이 조금 오래 전으로 돌아가기도 해서 가끔 다시 같은 작업을 해야 하는 막막함이 밀려올 때가 있다. 일단 엔딩과 진엔딩을 보고 나면 수집품을 수집하러 돌아다니는 것이 게임의 마무리 단계라고 할 수 있다.

■ 귀여우면서도 매운 공포

요마와리3:떠도는 밤은 전통의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 디자인을 바탕으로 공포라는 감정을 끌어내는 데에 능숙하다. 사실 게임 내에서 등장하는 요괴들의 경우 다소 데포르메 된 것처럼 보이는 디자인들이 많고 때로는 귀엽게 보이는 요괴들도 있어 그 디자인 자체에서 오는 공포감은 적다. 하지만 유즈의 발이 기본적으로 느리다는 부분이나 보스전에서의 아슬아슬한 스태미너 조절, 그리고 보편적으로 요괴들과 마주쳤을 때 인식되지 않도록 눈을 감고 심장박동과 대략적인 안개에 의지해 요괴에게서 벗어나는 과정이 긴장감을 전달한다. 특히 눈을 감은 상태에서 요괴와 가까워져갈 때 심장 박동에 맞춰 진동을 가해주는 듀얼센스 컨트롤러의 덕도 톡톡히 봤다.

사운드 효과가 뛰어나 만약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주변기기가 있다면 착용하고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냥 TV의 평범한 사운드로 플레이했음에도 나름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으므로 청각을 보조할 수 있는 장비가 있다면 그 긴장감과 현장감은 더해질 것이다. 이외에도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타임이 시리즈 대비 향상되었으며 기존 팬에게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지만 아직 요마와리 시리즈를 플레이해보지 않은 게이머라면 요마와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공포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아기자기하지만 의외로 매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공포 게임 요마와리3:떠도는 밤은 PS 버전 기준 대사만이 아닌 화면에 표시되는 적당한 크기의 글씨들까지 한국어화가 진행되었다.​ 플레이타임은 다소 짧게 느껴질 수 있지만 스토리의 여운이 괜찮은 신작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