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시즌 롤드컵도 이제 대망의 결승전, 마지막 경기만 남았다.

LCK 팀 간의 내전으로 진행되는 이번 결승전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뜨거운 열기속에 진행된다. 전 세계 최고의 롤 명가 T1과 바닥부터 치고 올라온 DRX 두 팀의 경기는 어느 팀이 승리해도 한 편의 드라마이자, LOL 역사를 다시 쓰는 기념비적인 경기가 될 수밖에 없다. 

최초의 롤드컵 4회 우승과 더불어 명가의 부활을 알리고 싶은 T1, 그리고 팀 역사 상 최초의 우승을 통해 언더독 최고의 신화를 만들고자 하는 DRX. 과연 리빙 레전드 페이커는 자신의, 그리고 팀의 4번째 우승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떠오르는 신데렐라 제카는 자신의 팀에게 첫 우승을 안겨줄 수 있을까.

이곳에 새겨질 이름이 드디어 내일 결정된다

모든 것은 6일(일) 오전 9시에 펼쳐지는 롤드컵 결승전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 팀 별 프리뷰

DRX

젠지까지 꺾고 결승에 오른 DRX의 분위기는 가히 최고다. 지난 DRX 기사에서도 언급했던 부분이지만 이번 롤드컵 가장 아래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온 만큼 선수들의 동기부여도 매우 높고 사기 역시 하늘을 찌르고 있다. 

선수들의 분위기도 좋다. 팀 창단 이래 최초의 결승 진출이고, 하고자 하는 의지도 강하다. 여기에 그만한 실력도 충분히 받쳐 주고 있다. 

무엇보다 팀 자체의 단점들이 많이 사라진 것이 고무적이다. 선수들의 폼과 기량이 상승하면서 킹겐이나 표식 등 이전 경기에서 불안 요소로 분류되던 선수들이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기 시작했고, 어떠한 경우도 역전이 가능하다는 마인드가 있다. 

물론 강팀을 상대로 초반 세트를 가져가지 못하는 점은 분명 아쉬움이 있지만 이러한 피드백을 거쳐 결국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닌 듯하다.  

T1

우승을 하려면 이번이 적기다. 기세가 좋은 DRX라는 점이 다소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전력으로는 분명 T1의 우위다. 

여기에 T1이라는 이름 하에서는 롤드컵 우승을 하지 못했던 과거를 청산할 아주 좋은 기회다. 오너가 다소 부진하기는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폼은 상당히 좋다. 구마유시는 이제 원래의 그로 돌아왔다. 젠지 보다 DRX가 올라온 것이 T1 입장에서는 보다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기세나 사기 면에서도 결코 DRX에 뒤지지 않는다. 물론 언더독 팀의 텐션이 더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이 경기에서 화를 부를 수도 있다. 객관적인 전력과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이번 롤드컵 우승은 결코 꿈이 아니다. 

- 각 라인 분석

탑에서는 제우스가 우위를 가지고 있지만 킹겐 역시 만만치 않다. 객관적인 전력 상으로는 제우스가 보다 앞서 있기는 하나 현재 제우스의 폼이 최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킹겐은 자신의 저점 자체가 높아질 정도로 현재 최상의 폼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표식이 현재 워낙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흔들림이 있는 오너에 비해 탑 라인에 주는 시너지 면에서는 DRX가 앞선다. DRX가 제우스의 밴픽만 잘 견제한다면 대등한 승부, 또는 그 이상의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반대로 제우스가 선호하는 픽을 풀어 줄 경우 제우스의 우세가 지속되는 형세가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정글러의 경우 표식이 지속적인 삽질을 할 리도 없고, 설사 그렇다고 해도 주한이 나올 상황은 아닌 듯하다. 표식의 경우 충분히 위협적이며, 각 라인과의 연계 플레이도 좋아졌다. 

오너는 얼마만큼 폼을 회복했는지가 변수다. 지난 JDG전 정도의 폼이라면 사실 상 정글러 대전은 표식의 완승으로 끝날 확률이 높다. 현재 T1 포지션 중 가장 구멍인 곳이 정글러이고, 정글러가 밀리게 되면 모든 포지션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드에서는 이번 롤드컵의 세체미를 뽑는 전쟁이 펼쳐질 예정이다. 아니, 이변이 없는 한 두 선수 중 우승 팀의 선수가 MVP를 받을 확률이 거의 100%에 가깝다. 페이커와 제카 두 선수 모두 롤드컵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이고, 두 선수의 기량이나 센스 모두 상당히 훌륭하다. 

다만 피지컬 면에서는 제카가 우위에 있으며 페이커는 다른 팀원들과의 연계 플레이가 좋은 느낌인데, 전체적으로는 제카가 조금 더 우위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지만 각성한 제카와 페이커가 대결하는 첫 경기인 만큼 직접 비교를 해야 그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예상은 제카가 조금 더 앞서는 듯 보인다

마지막으로 바텀은 T1의 약 우세가 점 쳐진다. 구마유시가 분명 데프트에 비해 보다 좋은 기량을 선 보이고 있기는 하나 데프트도 나쁜 것은 아니며, 베릴의 경우는 롤드컵에서 케리아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3년 연속으로 결승에 진출한 베릴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관심이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종합적으로 두 팀의 라인 비교에서는 T1이 조금 앞서 있는 양상이지만 그 차이가 크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 우승팀 분석

전력 상으로는 분명 T1이 조금 더 앞서 있지만 분위기나 기세는 DRX가 더 좋다.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본다면 멘탈이나 경기 상황을 분석하는 능력 또한 DRX가 앞서 있는 듯 보인다. 

어찌 보면 순수한 전력으로 T1이 승리할 수도 있고, 종합적인 요소들로 DRX가 승리를 가져갈 수도 있는 경기다. 

두 팀이 롤드컵에서 동시에 상대해 본 적이 있는 RNG나 EDG전의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분명 약간이나마 T1의 전력이 높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 두 팀 모두 이들에게 승리했다. 적어도 두 팀 간에 확연한 실력 차이가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한 만큼 이 경기는 당일 컨디션과 밴픽 상황에 따라 결과가 결정될 확률이 높다. 만약 두 팀에서 한 명이라도 미치는 선수가 나온다면 순식간에 무게 추가 기울면서 그 팀이 우승을 할 확률도 크다. 

이 때문에 1세트의 결과가 상당히 중요한데, 상대적으로 전력상 우위에 있는 T1이 1세트를 가져 갈 것이 유력시되지만 만약 DRX가 가져가게 될 경우에는 DRX의 승리가 상당히 높아질 듯하다. DRX의 패턴은 초반 세트에서 실력 차이로 패한 결과를 바탕으로 플레이를 보완, 이후 세트에서 승리하는 것인데 1세트부터 DRX의 승리로 끝난다면 생각보다 두 팀 간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T1은 1,2세트에서 승리했다고 하더라도 결코 방심해서는 안된다. 특히 지난번 제이스를 선택했던 것 같은 모험적인 플레이는 반드시 금해야 한다. 이는 DRX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팀들처럼 한 세트 승리를 가져갔다고 해서 내리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DRX는 텐션이 높은 상황에서 나오는 오버 플레이를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금까지 본 DRX의 멘탈로는 그럴 일이 별로 없겠지만 간간히 오버 플레이를 많이 하는 베릴이 변수다. 

분명 T1은 탑이나 바텀 중 최소 한 곳의 주도권을 가져 간 채로 경기를 풀어나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DRX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T1의 공세를 흘려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아닐까 싶다. 반대로 이런 부분만 잘 막아준다면 중반 이후 DRX에게 보다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T1은 유리한 상황에서 확실하게 불려 나가는 것에 능하다

두 팀의 우승 가능성은 55:45 정도로 T1이 조금 앞서 있지만 이것이 T1의 우승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T1이 우승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르게 3승을 확정 짓는 것이 중요하며, 세트가 뒤로 갈수록 DRX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T1이 승리할 경우 3대 0 또는 3대 1 스코어를 예상하며, 만약 DRX가 2승을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면 경기 승리는 DRX가 가져갈 확률이 높다. 1세트를 제외하고는 경기 시간이 짧지는 않을 듯 하여 많은 킬이 나오는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어느 팀이 승리하더라도 서로 간에 많은 킬 수 차이가 나지 않을까 싶다. 

약간의 변수만 있어도 경기가 달라질 수 있기에 어느 팀이 승리할지 예상이 쉽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롤드컵에서 언더독이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한 번쯤 보고 싶기에 3대 2 스코어로 DRX가 승리하는 그림을 예측해 본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