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터치는 코에이 테크모 게임스의 PS4, 닌텐도 스위치, PC 스팀용 소프트웨어 '소피의 아틀리에2 ~신비한 꿈의 연금술사~' 한국어판을 지난 2월 24일 정식 발매했다.

소피의 아틀리에2 ~신비한 꿈의 연금술사~는 아틀리에 시리즈 25주년 기념 작품의 제1탄이자 시리즈에서 굴지의 판매량을 자랑하는 소피의 아틀리에 ~신비한 책의 연금술사~의 후속작이다. 캐릭터 디자인은 신비 시리즈의 일러스트레이터를 맡은 NOCO와 Yuugen 두 사람이 담당 캐릭터들을 섬세하고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또한 3D 모델을 일신하여 소피를 비롯한 등장 캐릭터들이 최신 퀄리티로 등장하고 더욱 풍부해진 감정 표현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필드 그래픽의 퀄리티 향상 등 신비 시리즈만의 환상적 세계를 표현해냈다.

한편 이번 작품에서는 턴 기반 배틀 방식은 전열 3명과 후열 3명 2팀으로 나누어 연계를 구사하는 멀티 링크 턴 배틀과 필드에서 적과 접촉하면 그 자리에서 전투가 시작되는 심리스 배틀을 비롯, 필드의 날씨를 바꿀 수 있는 날씨변경 등 모험을 재미있고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 꿈의 세계로

이번 작품에서 소피 일행이 모험하게 되는 무대는 몽환세계로 플레이어는 소피가 새로운 동료들과 만나며 그들이 자아내는 인연과 마음의 계승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전작으로부터 약간의 시간이 흐른 소피의 아틀리에2 ~신비한 꿈의 연금술사~ 메인 스토리는 본격적으로 연금술사 자격을 인정받기 위해 고향을 떠난 소피와 플라흐타가 우연히 특이한 모양의 거목 앞에서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다른 세계로 빨려들어가 흩어져버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돌아가신 할머니를 대신해 소피의 새로운 가족이 되어준 플라흐타를 되찾기 위해 소피가 꿈의 세계를 모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작 소피의 아틀리에 ~신비한 책의 연금술사~에서 등장한 인물들이 아주 언급되지 않는 수준은 아니고 예외도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무대가 모처럼 꿈의 세계로 옮겨간 만큼 새로운 등장인물들로 이야기를 채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아틀리에 시리즈, 특히 라이자의 아틀리에 시리즈 스토리의 경우 후반부 급전개가 다소 아쉬운 감을 주었으나 이번 작품인 소피의 아틀리에2 ~신비한 꿈의 연금술사~는 완만하면서도 뻔하다면 뻔하겠지만 게임을 즐기면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내용을 자아낸다.

게임의 무대인 몽환 세계 에르데 비거에서의 모험은 유일하게 존재하는 마을 로이테일의 연금술사 플라흐타가 사용하는 아틀리에를 거점으로 진행된다. 전작이 있었으니 소피의 연금 레벨은 50부터, 소피를 비롯한 초반부 합류 캐릭터들의 초기 레벨은 20레벨부터 시작된다. 다른 작품에서 소피가 등장할 때 연금레벨이 혼자 높았던 부분도 어쩐지 이번 작품을 플레이해보면 설명된다는 느낌이다.

■ 조합과 발상의 연금술

소피의 아틀리에2 ~신비한 꿈의 연금술사~에서도 제목 그대로 게임의 핵심 컨텐츠 중 하나는 연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작품에서의 연금술은 깊이 파고들면 전작인 라이자 시리즈보다 어려울 수 있지만 게임의 컨텐츠를 깊이 알아가면서 재미를 느끼는 타입의 게이머는 만족스럽게 플레이할 수 있을만한 컨텐츠다. 기본은 기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현재 알고 있는 연금술 레시피의 재료를 투입해 조합 과정을 거쳐 완성품을 만들어낸다는 흐름인데, 각각의 재료엔 마치 테트리스나 뿌요뿌요 시리즈처럼 조합 패널에 배치할 수 있는 연금성분이 존재한다.

이 연금성분들은 정해진 모양의 방향을 돌려가며 배치할 수 있지만 같은 자리에 연금성분이 겹치면 기존에 배치한 연금성분은 날아가버리는 등 깊이 파고들어 고품질·고성능의 아이템을 만들어내려고 한다면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터득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그야말로 정말 플레이어 스스로가 연금술을 연구한다는 느낌을 제대로 선사하며, 처음에는 기본 재료만을 가지고 아이템을 연금하다가 나중에는 재료 단계에서부터 연금술을 설계해 완제품까지 몇 번의 연금 과정을 거치는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이번에는 동료들과의 스토리를 진행시켜 친밀도를 높이면 그에 따라 연금술에서 혜택을 볼 수도 있어 자연히 스토리를 보며 보다 고차원적인 연금술이 수월한 단계에 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초반부에 헤어지는 플라흐타 대신 같은 이름의 플라흐타가 아틀리에 공간을 빌려주면서 그녀와 소피의 레시피 및 연금술이 개별적으로 작동한다는 점도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기본 제공 레시피 외에는 책을 읽거나 발상 조건을 맞춰야 레시피 발상이 이루어져 해당 레시피를 이용할 수 있는데, 소피만 할 수 있는 연금 레시피와 플라흐타만이 할 수 있는 연금 레시피가 나뉘는 부분이 있다. 여담이지만 놀랍게도 에르데 비거의 플라흐타는 소피보다 연금 레벨이 절반 정도 아래다.

■ 다양한 요소 고려한 전투

소피의 아틀리에2 ~신비한 꿈의 연금술사~는 턴 기반의 전투를 바탕으로 플레이어가 다양하게 생각해야 하는 요소들을 준비했다. 단순히 턴 기반 전투에서 일반 공격과 스킬을 날리며 전투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적과 자신의 상성, 그리고 전열과 후열의 교대, 날씨 등의 여러 요소를 체크하면서 효율적으로 전투를 이끌어야 게임이 편안해진다. 초반 튜토리얼에서도 언급되지만 연금술로 연성해낼 수 있는 아이템은 스킬보다 훨씬 강력한 효과를 지닌 대신 사용횟수가 존재한다는 리스크가 있다. 이 횟수 제한의 아이템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연금술사로서의 싸움을 시험받는 부분이다.

자꾸 언급하게 되지만 이전에 출시된 라이자 시리즈나 다른 아틀리에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초반 수문장들이 존재한다. 갑자기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가 하면, 바로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상황과 수단을 활용해야 적정 레벨에 이 수문장들을 돌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브 퀘스트를 금방 끝낼 수 있는 쉬운 것들만 진행하면서 메인 스토리를 밀면 처음 마주하게 되는 보스 수룡과의 싸움에서 고배를 마시기 십상이다. 특히 수룡과의 싸움은 날씨를 활용하는 첫 싸움이기도 한데, 에르데 비거 곳곳에 존재하는 날씨 변환 장치를 전투에서 활용해 적에게 불리한 날씨를 만들어 전투를 펼치는 것은 강적과의 싸움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또, 전열과 후열의 배치도 나름대로 활용도가 높다. 소피의 아틀리에2 ~신비한 꿈의 연금술사~에서 전열 3인은 적과 직접 싸우고 후열 3인은 전열 멤버와 연계 공격을 펼치거나 교체할 수 있는 대기 멤버라 생각하면 대강 맞다. 전투를 진행하기에 앞서 적의 심볼을 먼저 공격하거나 전투에서 TP가 쌓였을 때 수시로 전열과 후열의 교체가 이루어진다. 후열에서 대신 피해를 입어준다거나 함께 공격한 후 전열과 후열을 교대하는 등 이런 시스템을 특히 초반에 잘 이용해야 수월한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다.

■ 신비 시리즈를 좋아한다면 추천

소피의 아틀리에2 ~신비한 꿈의 연금술사~는 새로운 무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큰 무리수를 두지 않고 잔잔하게 전개되지만 그와 동시에 소제목처럼 어쩌면 꿈에 그렸던 상황이 벌어지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래픽은 전반적인 아틀리에 시리즈에서 기대할만한 수준의 퀄리티를 뽑아내고 있지만 PS5로 60프레임 게임에 익숙해져있는 게이머라면 프레임 면에서 한동안 역체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만약 소피의 아틀리에 ~신비한 책의 연금술사~를 플레이하지 않았더라도 이번 작품의 타이틀 화면에서 이전 스토리의 다이제스트 버전을 소피의 독백과 회상으로 확인할 수 있어 플레이에 문제가 없지만 확실히 전작을 플레이해야 웃을 수 있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대개 시리즈물이 그렇듯, 신비 시리즈 역시 전작을 플레이하고 난 뒤에 즐긴다면 더 재미있게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재료 채집을 위해 같은 곳을 자주 돌아다닌다던가, 치밀하게 연금술 시스템을 파헤치고 이후 아이템 연성을 설계하는 등의 플레이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추천할 수 있을만한 신작이다. 전작이 좋은 판매고를 올렸던 것에 힘을 입었는지 이번 작품 역시 준수한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신비 시리즈의 색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흔쾌히 플레이할 수 있는 작품.​ 

조건희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