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일 주식회사 세가퍼블리싱코리아는 주식회사 마벨러스의 인기 시리즈 '룬 팩토리'의 최신작 '룬 팩토리5'를 한국, 홍콩, 대만, 동남 아시아에서 닌텐도 스위치 전용으로 발매했다.

신작 RPG 룬 팩토리5는 기존 시리즈와 동일하게 판타지풍의 세계에서 마을의 주민들과 친목을 다지고 때로는 연애, 그리고 밭일과 낚시를 하는 등의 일상을 보내면서 무기와 마법을 사용해 모험을 떠날 수 있는 여러 몰입 요소들이 존재한다. 이번 신작에서는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 풍부한 자연의 마을 리그버스에 도착하여 마을의 평화를 지키는 경비 조직 Seed의 멤버로 들어가 동료와 함께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 등 핵심이 되는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토리는 부 형식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한편 룬 팩토리는 시리즈물이지만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이라도 매번 주인공과 마을, 이야기가 새롭게 제공되기 때문에 룬 팩토리5를 처음으로 접하더라도 별다른 문제 없이 게임에 임할 수 있다.

이번에도 한 쪽 성별을 고르면 다른 쪽 성별 주인공은 등장하지 않는다.

■ 농사와 모험, 연애까지

룬 팩토리 시리즈는 목장이야기 시리즈처럼 집 근처에 존재하는 밭을 일구어 농작물을 기르고 수확하면서 출하하거나 재료로 활용해 새로운 음식이나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농사 컨텐츠에 더해 모험과 연애 컨텐츠를 합쳐 판타지풍의 세계를 형성했다. 플레이어는 남성 또는 여성으로 주인공의 성별을 고를 수 있고 고른 성별에 따라 주인공 캐릭터의 외형이 결정된다. 이 캐릭터의 성별에 따라 주요 NPC들과 연애하고 결혼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결혼 상대가 될 수 있는 NPC들은 어떤 개성을 지니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편이다. 캐릭터마다 선호하는 기술을 단련하면 이득을 볼 수 있고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NPC를 비롯해 주요 NPC들에게 함께 모험에 나가는 것을 권유하거나 데이트 권유를 할 수도 있는 등 NPC와의 상호작용이 존재한다. 연애 및 결혼 시스템이 적용될 것 같은 캐릭터가 몇몇 있기는 했는데 아쉽게도 그런 단계까지 발전하지 않는 NPC도 있으며 시리즈 최초로 서큐버스 종족의 히로인이 등장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제법 매력적인 성격의 캐릭터라 생각된다.

애니메이션 연출에 예산을 전부 몰빵한 것인지

한편 이번 작품에서는 동성 사이의 연애나 결혼이 업데이트를 통해 성사될 것이라는 소식이 있기도 해서 게임 플레이 요소의 변화를 가져올 것을 걱정하는 팬덤과 이 소식을 환영하는 팬덤이 동시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존에는 동성 캐릭터에게 장난식으로 추파를 던져서 반응을 보는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던 게이머도 있었는데, 이제는 이런 장난을 치다간 잘못해서 원치 않는 연애 단계에 진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우려하는 쪽의 이야기 중 하나.

모험은 다양한 장비, 그리고 마법이나 능력들을 세팅해 몬스터를 퇴치할 수 있는 컨텐츠다.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선 빠지지 않는 핵심 컨텐츠라 부를 수 있다. 지난 두 시리즈에 존재하던 엔딩 이후 던전이 리그버스의 던전으로 교체되기는 했지만 계속해서 스토리를 진행하며 던전을 클리어하는 등 전투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것 외에도 일시적으로 특정 몬스터를 포획해 자신을 따르게 하거나, 좀 더 확실하게 몬스터를 길들여 파트너로 삼는 시스템도 있다.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보스급 몬스터 구미호도 테이밍 가능한 몬스터이기 때문에 잘만 하면 처음부터 제법 멋진 외형의 몬스터와 함께 모험을 하는 것도 가능하며 구미호의 등에 탑승해 조금 더 빠르게 이동할 수도 있다.

■ 자유로운 플레이

기억을 잃은 주인공은 리그버스 마을을 지키는 Seed의 서장 레비아의 권유로 Seed에 소속해 마을의 일들을 도맡게 된다. 주인공이 팜 드래곤이라는 존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점점 이야기의 규모가 커지는 느낌을 준다. 팜 드래곤들은 등에 농장을 지고 다니는 드래곤으로 스토리 진행에 따라 만난 팜 드래곤의 등에서도 농사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워프 기능이 존재해 각지에 흩어진 팜 드래곤에게도 금방 이동할 수 있으니 팜 드래곤의 등 위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다.

룬 팩토리5는 메인 스토리 컨텐츠가 존재하나 스토리의 전개를 원하는 시점에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스토리를 진행해야만 합류하는 캐릭터가 존재하고, 특정 시점까지 진행해야만 해금되는 요소들도 있어 마냥 진행하지 않고 있을 수도 없지만 농사와 모험, 생활 등의 컨텐츠를 원하는만큼 실컷 즐기다가 슬슬 메인 스토리 좀 진행해볼까? 싶은 마음이 들면 그 때 플레이해도 무방하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어느 정도 진행하면서 중간중간 자유시간을 갖는 것을 권장한다. 초기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뭔가 이것저것 열고 리그버스의 각종 시설을 확장하면서 컨텐츠의 양과 질을 늘리면 더욱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늘어나기 때문.

리그버스의 시드 본부이자 주인공의 집으로 활용되는 건물 1층에서는 메이킹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메이킹 기능을 통해서 주인공의 가방 용량이나 보관함 용량, 마을의 축제 결정권 등 다양한 요소들에 접근할 수 있다. 물론 무료로 가능한 것은 아니고 마을 사람들과 교류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며 얻을 수 있는 Seed 포인트와 일정량의 재화를 소모해야 메이킹을 진행할 수 있다. 메인 시나리오나 연애 시나리오 외의 서브 퀘스트와 축제 등 정말 다양한 생활 및 여타 컨텐츠를 즐기다보면 플레이타임이 쭉쭉 늘어난다.

■ 조금 아쉽지만

룬 팩토리5는 상당히 오랜 기다림 끝에 출시된 신작인지라 많은 기대를 받아온 게임이다. 기대를 하면 할수록 실망도 커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런 의미로 실망감을 느낀 부분도 적잖이 있겠지만 실제로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좋은 요소들을 계승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 요소들도 있었으나 전작이 굉장히 큰 볼륨의 메인 스토리를 준비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룬 팩토리5의 메인 스토리는 짧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작에 비해서라는 이야기지 룬 팩토리5만 두고 본다면 짧다고 할 수는 없는 메인 스토리 플레이타임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탑뷰에서 3D 형식으로 넘어오며 첫 변화를 맞이한 시각적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캐릭터 모델링들은 그래도 괜찮은 편이지만 동세대 콘솔 기종들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닌텐도 스위치에서 출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배경 그래픽 등 모델링 이외의 요소들에서 퀄리티가 떨어지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전투 면에서도 이 게임으로 처음 시리즈를 접했다면 좀 밋밋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그러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각 무기군의 스킬 레벨을 높이면 좀 더 다양한 공격 요소들이 더해지며 온갖 요소들에 스킬 레벨이 붙어있어 눈을 돌리면 여기저기 파고들만한 요소들이 준비되어 있다.

출시 초기 굉장한 버그들이 많았고 아직도 남은 버그들이 있으며 프레임 문제는 상당히 신경이 쓰이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룬 팩토리 시리즈의 색채를 잃지는 않았으며 그 시스템과 게임의 매력 자체는 유지하고 있어 이런 부분들을 감안하고 플레이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신작이다. JRPG나 전작 대비 아쉬운 부분들은 있으나 충분히 즐길 수 있을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것저것 손을 대다 보면 이번 작품도 플레이타임 100시간을 넘기는 것은 충분히 가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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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희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