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투 인터랙티브가 국내에 출시한 닌텐도 스위치 버전 '엑스컴2 컬렉션'은 오리지널 엑스컴2 한국어판이 기본 구성으로 포함되어 있으며 저항군 전사 팩, 무정부의 후계자, 외계인 사냥꾼, 셴의 마지막 선물 등 4개의 DLC와 확장팩 엑스컴2 선택된 자의 전쟁이 포함된 타이틀이다.

엑스컴 시리즈에서 플레이어는 무력으로 지구를 공격하는 외계인들로부터 인류의 종말을 막기 위해 세계적인 저항을 해나가는 범 국가적 집단 엑스컴(X-COM)의 사령관이 되어 엑스컴을 진두지휘하며 외계 세력에 맞서는 역할을 맡는다. 전략 게임 수상 이력에 빛나는 보증된 게임들로 구성된 엑스컴2 컬렉션은 많은 사랑을 받은 엑스컴2만이 아니라 4개의 DLC 패키지와 비싼 가격에도 굉장한 호평을 받았던 확장팩으로 구성되어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닌텐도 스위치 게이머라면 구매를 고려해봐도 좋을 작품이다.

한편 닌텐도 스위치 버전 엑스컴2 컬렉션 카트리지 버전은 게임 플레이를 위해 카트리지 외에도 추가 다운로드 분량이 최소 25GB 이상 남아있어야 한다. 추가 SD 카드를 활용하지 않고 닌텐도 스위치 본체 공간만을 사용해 다른 게임을 즐기던 게이머라면 설치를 위해 공간을 확보하거나 SD 카드 구매를 고려해봐야 할 수 있다.

게임을 시작하면 본편과 확장팩을 골라서 시작할 수 있다. 또, 메인 메뉴에서 서로 오가는 것도 가능하다.

■ 외계인에게 지배된 지구, 엑스컴2

엑스컴 리부트 시리즈의 2번째 정식 넘버링 작품인 '엑스컴2'는 전작에서 엑스컴과 외계인 사이에 벌어진 전쟁의 업화가 많은 사상자를 내자 각국의 정부는 대중들의 격렬한 요구에 의해 외계인에게 항복을 선언하게 되고 만다. 결국 플레이어들이 엑스컴 1편에서 온갖 고생을 하며 거머쥔 승리는 허사로 돌아가고, 엑스컴은 사라진 사령관과 지구 항복 사태에 의해 사실상 해체 상태에 빠졌으며 엑스컴의 상위 조직이라고도 볼 수 있는 위원회 소속 인사들도 단 한 명을 빼고 모두 외계인 측으로 돌아서는 상황에 몰리고 말았다.

엑스컴 패배 이후 20년 동안 지구는 외계 세력의 날조로 겉모습은 평화를 얻은 것 같은 모습이 됐지만 실제로는 감시와 통제가 강화된 디스토피아적 사회가 되고 말았다. 게임 내에서는 알기 어렵지만 프리퀄 소설을 통해 엑스컴의 붕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2편에서도 만날 수 있는 부관 브래포드, 발렌 박사, 셴이 끈질긴 추적 끝에 사령관(플레이어)가 위치한 장소를 발견·구출에 성공해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부터 마침내 엑스컴의 반격이, 그리고 엑스컴2의 스토리가 시작된 것이다.

엑스컴2는 턴 기반의 전략 게임으로 사령관인 플레이어가 작전 구역을 발견하면 그곳에 분대를 투입해 VIP 구출, 적 VIP 납치, 적 전멸, 보복당한 저항군 민간인 구출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게임이다. 이 과정에서 엑스컴 잔존 병력의 유일한 본진이라고 볼 수 있는 함선을 타고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게 되며 함선 그 자체도 요소요소를 채굴해 공간을 만들어 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가능하다. 외계인 병력의 시체를 해부해 연구를 진행하거나, 장비를 만들고, 엑스컴 신병을 모집 및 커스터마이즈하며 장비를 생산하는 등 일종의 쁘띠 경영 요소라고 볼 수 있는 컨텐츠들도 이 파트에서 경험할 수 있다.

폭파나 사격 등을 통해 파괴되기도 하는 기물들 사이로 엄폐를 유지하며 다양한 특성을 지닌 외계인들을 처치하는 전투의 즐거움이 상당하고, 더러는 소모품이라고도 부르긴 하지만 엑스컴 본부의 발전에 따라 점점 강해지고 전투를 통해 성장하는 나만의 분대원의 육성과 커스터마이즈 요소도 무시할 수 없는 강점.

심지어 사망 포스터도 커스터마이즈 가능

■ 같지만 완전히 다른 엑스컴2 선택된 자의 전쟁

'엑스컴2 선택된 자의 전쟁'은 기존작에서 부족하게 느껴졌던 부분들이나 창작마당 등을 통해 공유된 유저 제작 모드 같은 요소에서 장점들을 캐치해 게임 내에 녹여낸 엑스컴2의 공식 확장팩이다. 스토리는 본편과 거의 완벽할 정도로 동일하게 진행되는 편이지만 확장팩 출시를 통해 미묘하게 변화한 요소들이나 방대한 분량의 추가 컨텐츠, 기존 컨텐츠에 더해진 신규 시스템 등을 통해 비교적 비싼 가격에 출시된 당시에도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확장팩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경점은 외계에 굴복하고 그들과 일종의 융합을 이룬 어드벤트에 신규 클래스가 몇 종 추가됐다는 점, 그리고 일종의 좀비 상태에 가까워 외계인 측에서도 성가시게 여겨 특별히 토벌 부대를 편성하고 퇴치하고 있는 세력인 로스트의 추가, 신규 영웅 클래스와 새로운 임무, 환경, 그리고 확장팩의 이름이기도 한 특별한 강적 '선택된 자'의 등장으로 한결 난이도를 더한 전장까지 엑스컴2를 즐겁게 플레이했다면 굉장히 매력적인 컨텐츠들로 무장하고 있다.

로스트는 무조건 헤드샷 공격이 발동된다.

적 세력만 추가된 것은 아니다. 어드벤트에게 맞설 때 강력한 전력이 될 개성적인 저항 조직 셋이 엑스컴에 합류한다. 합류 이전까지 구축한 서로의 관계는 우호적이지 않은지라 첫 합류 인트로 '잃고 버려짐'을 진행할 때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외계의 적이란 공통의 적을 두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규 저항 세력은 리퍼, 스커미셔, 템플러로 신규 병과의 추가와 함께 신규 적 유형인 선택된 자와 로스트를 상태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강력한 전력이 된다.

아무래도 엑스컴2와 비교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상당 부분 진일보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합본으로 제공되는 컬렉션에서는 이쪽보단 본편을 먼저 진행하고 선택된 자의 전쟁을 이어서 플레이하는 쪽이 재미가 더해질 것이다.

■ 편한 쪽은 역시 거치

늘 닌텐도 스위치 버전의 게임들이 가지는 강점은 동일하게 휴대성이다. 비록 닌텐도 스위치의 실 게임 플레이 가능 시간은 길지 않은 편이라고는 하나 어딘가로 이동할 때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엑스컴2 컬렉션을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구입할 당위성이 되기도 한다. 그 외라면 엑스컴2만 즐겼거나, 엑스컴2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직 플레이하지 않았던 사람이 주요 타깃이 될 것이다. 실제로 게임을 즐겨본 결과 어딘가로 이동하면서 엑스컴2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좋다고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나 엑스컴은 좀 더 큰 화면에서 편안한 상태로 즐기는 것이 좋다고 느끼기도 했다. 전략 장르의 특성상 오래 집중하고 있어야 하기도 하고, 닌텐도 스위치 휴대 모드의 상대적으로 부족한 성능적 한계로 인해 한 전투 임무에서 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데 턴이 넘어가는 사이가 한없이 늘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나 답답한 것이 정말 싫은 플레이어는 옵션에서 제공하는 집 모드를 켜는 것은 필수. 플레이 도중 배터리가 알람이 뜰 즈음엔 프레임이 굉장히 떨어지기도 한다. 물론 이 시점에서는 스위치 전원을 슬립 모드로 돌리게 되겠지만 말이다. 이외에도 다량의 텍스트를 출력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휴대 모드의 작은 화면에서는 아무래도 다소의 제약이 있다.

그럼에도 이런 것들은 불편한 정도에 그치는 것이지, 엑스컴2와 그 확장팩이 자체적으로 가진 좋은 게임성과 가치를 따져본다면 닌텐도 스위치 버전 엑스컴2 컬렉션은 굉장히 합리적인 구매라 부를 수 있는 타이틀이다. 한편 DLC 패키지 4종이 포함되면서 기존의 오리지널 커스터마이즈 요소에 더해 추가로 다양한 커스터마이즈 요소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 비록 모드(MOD)를 사용하기 어려운 닌텐도 스위치 환경에서도 나름대로 나만의 분대원들을 꾸밀 수 있다는 점 역시 강점.​ 

조건희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