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이하 SIEK)에 의해 PSVR 플랫폼으로 출시된 ‘아스트로 봇: 레스큐 미션(이하 아스트로 봇)’은 PS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플레이 가능한 VR 전용 번들 게임 ‘더 플레이룸 VR’에 등장한 귀여운 미니 로봇들을 소재로 만든 아기자기한 3인칭 액션게임이다.

먼 우주, 본 작품의 주인공이자 PSVR의 마스코트 캐릭터인 ‘아스트로 봇’ 들이 승선 중인 ‘아스트로 함선’은 모종의 이유로 외계인에게 습격당해 처참히 파괴되고, 이 폭발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함장 봇을 주인공으로 폭발에 휘말려 각기 다른 외계 행성으로 흩어진 5인의 봇들을 찾고 이들과 힘을 합쳐 함선을 복구시킬 부품을 찾아내는 여정을 본 게임에서 그려낸다.

■ 다방면에서 만족스런 PSVR 최고의 게임

본 작품은 일반적인 VR 게임에서 주로 사용되는 1인칭 시점이 아닌 3인칭, 게다가 통상적으로 SRPG나 RTS, 몇몇 MMORPG나 액션게임에서 사용되는 쿼터뷰 시점의 플레이 스타일을 채택한 것이 특징으로 기존 VR 액션 어드벤처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덧붙여 이러한 시점의 게임은 지형지물 등 다양한 오브젝트의 파악과 캐릭터의 위치 파악이 매우 용이하고 대다수 VR 게임에서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시점으로 인한 어지러움, 즉 멀미 현상에서 보다 자유로운 이점이 있다. 필자 또한 VR 게임을 플레이 시 대체로 메스꺼움이나 어지럼을 자주 느낄 만큼 VR 울렁증이 있었는데 본 게임은 그런 문제점이 없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본 게임은 특유의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모델링, 그리고 캐주얼한 분위기 덕분에 저 연령층을 겨냥한 아동용 게임이라 생각하기 쉬우나 이는 어디까지 섣부른 일반화일 뿐, 어린아이부터 성인층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진한 여운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게임성과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액션 어드벤처 장르를 표방한 만큼 몬스터와 전투하는 액션이나 스테이지의 구성 등이 관건인데 본 작품의 전반적인 만듦새는 상당히 공을 들였음이 느껴질 만큼 뛰어났다.

게임 진행방식은 닌텐도의 슈퍼마리오 어드벤처 시리즈와 매우 흡사했고 VR 카메라와 듀얼쇼크를 통한 직관적이면서 신선한 조작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도시와 숲, 해변, 동굴 심지어 고래의 배속을 가로지르는 다채로운 매력적인 스테이지들, 물대포 및 수리검 등 갖가지 무기를 사용한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다수의 도전과제, 맵 곳곳 등장하는 수집 요소나 퍼즐 등은 플레이어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도전 의욕을 자극 시킨다.

■ VR 게임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다

또 앞서 언급한 VR의 헤드 트랙킹을 활용한 상호 작용 플레이와 듀얼쇼크의 조작감, 진동이 결합된 다양한 액션은 머리와 손 모두를 즐겁게 하며 기존 액션 어드벤처는 물론 타 VR 게임에서 느끼지 못한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더불어 플레이 타임도 게임 첫 시작부터 엔딩까지 8시간 내외로 VR 게임임을 감안할 때 상당히 긴 플레이 타임을 보여줬다.

전투의 재미, 특히 보스전의 완성도는 정말 훌륭했다. 각 행성의 마지막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보스는 해당 행성과 지역 컨셉에 걸맞은 웅장하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플레이어를 맞이하고, 보스의 약점을 노려 공격하는 전투 시스템도 매우 특색 있다. 예를 들면 보스의 몸에 갈고리를 걸거나 본인의 머리를 이용해 박치기하는 등, VR을 활용한 액션을 흥미롭고 재미있게 잘 구현했다.

하지만 일부 구간에서 듀얼쇼크의 조작 딜레이가 생겨 게임 몰입에 방해가 되는 점, 덧붙여 예상보다 시야각이 좁았고 몇몇 VR 트랙킹 동작은 전혀 사용하지 않아도 진행에 문제가 없으나 VR 게임임을 강조하기 위해 억지로 쑤셔 넣은 느낌이 들은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처럼 ‘아스트로 봇’은 VR의 기능과 잠재력을 한껏 끌어낸 3D 액션의 뛰어난 완성도, 매력적인 스테이지 구성과 스토리 라인, 플레이어의 도전 욕구를 샘솟게 만드는 다채로운 수집 요소들로 무장해 플레이어를 매료시키고 VR 게임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과 미래를 열었다.

필자가 지금껏 즐겨온 PSVR 게임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작품. PSVR이 있다면 꼭 한번 즐겨보자.

김자운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