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차세대 먹거리로 '인공지능' 띄운다   AI기술 확대

2024-01-05 16:08:56


게임사들의 AI에 대한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게임 내 뿐만이 아니라 외적으로도 다양하게 활용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넥슨이 지난 2017년 설립한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조직인 '인텔리전스랩스'는 700명의 인력을 확보한 가운데, 최근 생성형 AI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텔리전스랩스는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게임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다양한 자사 게임에 적용하기 위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해 4월, 인텔리전스랩스는 플랫폼·데이터 기반 솔루션 '게임스케일'을 공개했다. 게임 내 결제, 상점, 쿠폰 이용 등의 플랫폼 서비스와 보안, 데이터, UX분석 등 인게임 데이터에 기반한 게임 운영 솔루션이다. 특히 그간 자사 게임에만 적용해 오던 '게임스케일'을 오픈 솔루션으로 전환하여 더 많은 게임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게임스케일' 솔루션은 수치적으로도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게임 내 개인화 광고를 집행하자 164% 이상 리텐션 효과를 보았고,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이탈 가능성 있는 이용자 40%의 재접속을 유도했다. ‘FC 온라인’ 역시 3년 연속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 

 

최근 인텔리전스랩스는 생성형 AI를 통해 이용자 개인이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게임 자체와 1대 1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넥슨 보이스 크리에이터'로, 음성 생성 기술을 활용해 성우의 녹음 없이도 NPC에 음성을 입히는 기술이다. 더 나아가 스포츠 게임에서 중계 또는 해설을 원하는 사람의 목소리로 변환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또 NPC가 정해진 스크립트를 벗어나 이용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AI NPC' 기능을 연구 중이다. NPC나 보스 등 고정 캐릭터가 정해진 대사를 반복하는 대신, 개별 페르소나를 가진 NPC가 게임 내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맞춘 다양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이 외에 인텔리전스랩스는 '넥슨 실험실'을 통해 이용자 개인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테스트도 할 예정이다. 배준영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본부장은 "게임 몰입도와 편의성 향상은 물론, 이용자들이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게임 플레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생성형 AI를 포함해 전방위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게임업계에서 AI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던 회사는 엔씨다. 엔씨는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에서 17개 부문 중 6개 부문을 AI 기술 인력으로 확충했다. 현재 전문 연구개발 인력만 약 300명에 달하며, AI센터 등 AI 조직과 디지털 액터실이 협업해 3D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는 디지털 액터를 제작하고 있다. AI센터는 스피치AI, 비전 AI, 그래픽 AI 등의 연구부서로 운영한다.

 

엔씨는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자체 AI 대규모언어모델(LLM) '바르코(VARCO)'를 공개했다.  바르코는 엔씨가 자체 개발한 AI 언어모델로 'AI를 통해 독창성을 실현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매개변수 규모와 성능에 따라 기초 모델(Foundation), 인스트럭션 모델(Instruction), 대화형 모델(Dialogue), 생성형 모델(Generative) 등으로 구분된다.

 


 

'바르코'는 통신(항공기상청), 교육(웅진·튜터러스랩스), 자율주행로봇(트위니), 차량용 플랫폼(오비고) 등 이종산업과의 협업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 12월 스마트카 플랫폼 오비고와 기술 협업을 맺고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 및 커넥티드카 환경에 최적화된 AI 서비스 관련 솔루션은 올해 CES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엔씨는 또 올해 상반기 내로 '바르코 스튜디오'를 선보이고, 금융과 바이오 등 산업 분야로 서비스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바르코 스튜디오는 매개변수 규모가 1000억개 이상인 생성형 모델로 구성된 AI 서비스 플랫폼으로 이미지 생성서비스 바르코 아트, 시나리오 및 일반 문서 제작 도구 바르코 텍스트, 디지털 휴먼 생성·편집·운영 툴 바르코 휴먼으로 구성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AI 언어모델 '바르코'를 기반으로 제작한 생성형 AI 플랫폼 '바르코 스튜디오'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개인 이용자도 사용할 수 있는 정식서비스를 론칭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기술 고도화 작업을 거쳐 개선된 디지털 휴먼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스마일게이트는 AI를 가상인간과 결합, 색다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메타휴먼 한유아는 최근 전자책 ‘답장은 우편함에 넣어둘게요 : 메타휴먼 한유아가 사연에 답해드립니다’를 출간했다. ‘답장은 우편함에 넣어둘게요’는 AI 기반 메타휴먼이 인간과 어떤 감정을 주고받으며 상호작용 할 수 있는지를 고찰하는 책으로, 한유아만의 감성과 지식, 고유의 세계관이 반영됐다.

 

전자책은 두 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챕터 ‘책장 속에서 발견한 지혜와 온기’는 한유아가 사람들의 다양한 고민에 대해 공감하고, 따스한 격려의 말을 건네는 글이 담겨있다. 두 번째 챕터 ‘영화 안에서 마주친 위로와 혜안’ 역시 여러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한유아의 감성적이고 위트 넘치는 글이 실려있다. 참고로 이번 출판물에 함께 실린 '부적'은 한유아가 생성형 AI프로그램을 활용해 그린 그림들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한유아의 시선과 해석을 담아 독특한 화풍으로 완성됐다.

 

한유아는 이번 전자책 출간을 위해 자신의 SNS채널에서 4개월 동안 사람들의 사연을 수집했다. 사연은 ‘연애’, ‘진로’, ‘건강’, 가족’ ‘관계’, ‘꿈’ 등 다소 진지한 내용부터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소소한 고민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지난해 5월, 한유아는 데뷔곡 ‘I Like That’과 리메이크곡 ‘너의 외로움이 날 부를 때’, ‘보라빛 향기’ 등을 연이어 발매했다. 특히 데뷔곡 'I Like That' 뮤직비디오는 공개 후 5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600만 뷰를 돌파했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았다.

 

스마일게이트의 버추얼 크리에이터 '세아'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과 31일 진행한 제4회 특별 기부방송은 이틀 동안 누적 시청자 수 85만 1,020명을 기록했다. 2022년 63만 8,500명에 비하면 약 33% 증가한 수치다.

 

이번 기부방송에서 모금된 800만 원의 기부금은 지난해 세아스토리 방송 도네이션 수익과 함께 희망스튜디오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한우진 스마일게이트 AI센터 센터장은 “올해도 시청자분들에게 더 큰 재미와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넷마블과 크래프톤도 AI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2018년 설립한 AI 연구개발 전담조직인 AI 센터를 '콜럼버스실'과 '마젤란실' 두 개로 조직을 확장해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먼저 '콜럼버스'는 글로벌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프로젝트로, 개인화서비스개발팀, 이상유저정보팀, 유저프로필개발팀 등이 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마젤란'은 지능형 게임을 만드는데 중점을 둔 프로젝트이다. 마젤란실의 AI에이전트팀, 밸런싱AI팀 등이 관련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넷마블 지능형 게임의 핵심은 AI 플레이어가 이용자 패턴을 학습해 지속적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2월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뉴립스 2023'에서 발표한 논문을 바탕으로 이용자와 함께 멀티플레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생성형 AI '버추얼 프렌드'를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버추얼 프렌드'는 제한된 입력값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스스로 게임 플레이를 이해하고 게임 화면을 시각적으로 인지하며 실력도 이용자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

 

크래프톤은 또 지난 6월 게임 스튜디오인 렐루게임즈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하고 AI 음성 인식 기술을 활용한 신작을 개발 중이다. 렐루게임즈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푼다: AI 퍼즐(FOONDA: AI Puzzle)’로, 딥러닝이 퍼즐 스테이지를 생성해 이용자들에게 초개인화된 퍼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2023년 3분기 내 ‘푼다: AI 퍼즐’의 모바일 버전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음성인식을 이용한 프로젝트 오케스트라(Project Orchestra) 등 딥러닝을 통한 게임의 재미를 찾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표 출처='2023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

 

이와 같은 게임업계의 AI 투자는 무엇보다 침체기를 벗어나기 위한 '묘수'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게임업계의 매출액은 9조 397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반기 (2022년 하반기) 대비 11.7%, 전년 동기(2022년 상반기) 대비 10.9% 감소한 수치다. 수출액은 34억 4,600만달러로, 전반기 대비 35.2%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이 중 상장사의 경우, 매출액은 5조 4171억원으로, 전반기 대비 7.4%,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한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이익은 최근 4개 반기 중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1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전반기 대비 6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상장사는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회사들로, 넥슨같이 해외 주식 시장에 상장 된 업체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게임 상장사의 2023년 상반기 수출액은 약 24억 247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전반기 대비 0.2%감소했다. 참고로 게임 상장사의 수출액은 2021년 하반기 이후 소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게임업계 한 전문가는 "코로나 19 호황을 바탕으로 시작 된 AI에 대한 투자가 현재의 침체기를 벗어나기 위한 묘수가 되고 있다"며 "지푸라기가 될 지, 동아줄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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