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에 걸쳐 마침내 정식 출시, 로그라이트 '로그 스피릿'   극적인 변화는 없었다

2023-03-16 19:24:06


505 게임즈가 퍼블리싱하고 위처2, 다잉라이트 및 헬레이드:이스케이프 등의 프로젝트 경험이 있는 게임 개발자들로 구성된 키즈 위드 스틱스가 개발한 3D 로그라이트 액션 게임 '로그 스피릿'이 긴 얼리 액세스 기간을 끝내고 지난 8일 정식으로 출시됐다.

 

로그 스피릿은 애니메이션에서 영감을 받은 신작 게임이다. 수천 년 동안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시대를 보냈던 미드라 왕국에서 돌연 카오스의 군대가 현실과 영혼의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장벽을 허물고, 그들의 지도자인 카오스 마왕이 현실의 세계를 침범해 군림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야기를 펼쳐낸다. 잊혀진 수도원의 승려들이 이대로 세계가 마왕에게 집어삼켜지는 것을 우려해 마왕을 봉인했던 영웅, 미드라 왕국 왕자의 영혼을 소환하며 이 미드라 왕국의 왕자가 플레이어가 조작하게 되는 주인공이다.

 

얼리 액세스 출시 당시에는 첫 6개 레벨과 10개 정도의 적들을 등장시켰지만 정식 서비스에서는 18종류의 빙의 가능한 적들이 등장하도록 추가됐다.

 

 

 

■ 무찔러야 할 적, 카오스

 

로그 스피릿의 무대가 되는 미드라 왕국의 백성들은 수천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조화롭고 평화로운 삶을 영위했다고 알려진다. 이런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그들 사이에는 세대를 거쳐 아주 오랜 이야기가 전승된다. 오래 전 잊혀진 시대에 영웅이 봉인했던 마왕 카오스에 대한 이야기다. 기나긴 시간이 흘러 이 이야기도 전설이 되고 신화가 되었다가 결국 빛이 바래면서 사람들에게 거의 잊혀진 이야기가 되었다. 그 정도로 평화의 시대가 지속되었으며 백성들은 두려움을 잊고 노리기라도 한 것처럼 옛 마왕을 봉인했던 감옥의 사슬이 약화되어 마왕이 깨어나게 된다.

 

깨어난 마왕 카오스는 잊혀진 과거의 이야기에서 전해진 끔찍한 악몽을 이 땅에 친히 재래하게 만들기 위해 미드라에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일으켜 침공을 시작했다. 심지어 누구도 인질로 남겨두지 않고 모조리 죽이며 시신을 군대로 편입시키는 등 잔혹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으로 자신의 군세는 불리고 평화에 취한 미드라의 거주민들을 줄여나간다. 플레이어가 로그 스피릿을 시작하게 되는 시점에서는 그에게 대적할 존재가 아무도 남지 않았다. 최후의 수단으로 나온 것이 잊혀진 수도원의 수도승들이 먼 옛날 카오스를 봉인했던 영웅을 영혼의 세계로부터 소환하는 의식을 치르는 방법이었다.

 

플레이어는 미드라 왕국 왕자의 영혼을 조작하면서 카오스 마왕에 의해 점령당한 미드라 왕국 속 마을과 숲, 습지 등을 활보하며 적들을 물리치고 필요에 따라 수시로 다른 숙주들의 몸으로 빙의하면서 에센스를 수집하며 보스들에게 도전할 수 있다. 선형적인 스테이지에서 게임 진행마다 달라지는 적 구성이나 얻을 수 있는 에센스, 중간 허브에 위치한 상인을 통해 무작위로 판매하는 에센스를 구입하는 등 빌드가 조금씩 달라지는 유형의 게임이다.

 


 


 

 

 

■ 빙의형 로그라이트 액션

 

로그 스피릿은 로그라이트 액션을 표방하는 신작이다. 주인공인 미드라의 왕자는 기본 유령 형태이며 게임 플레이 도중 죽을 때마다 다시 태어나 시작하는 포인트 잊혀진 수도원으로 돌아가게 된다. 잊혀진 수도원의 부활 포인트인 연못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반드시 무작위로 제공되는 숙주를 택해 게임을 시작해야 한다. 매번 플레이 할 때마다 각 레벨에 존재하는 적들의 숫자나 세세한 항목들이 조금씩 변화하는데, 맵의 구조나 구성은 그렇게 티나게 변하지 않는 편이다. 로그라이트 장르를 지향하고 있어 죽었을 때 업그레이드를 별도로 하지 않았다면 유지되는 자원은 거의 없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얻은 업그레이드 재화를 사용하면 이런 손실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완벽한 복구는 장르 특성상 불가능하지만 게임 도중 죽음을 맞이하고 수도원으로 돌아오면 이 재화로 각종 기능과 능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이를 통해서 돈을 남겨둔다거나 최초의 연못에서 생성되는 숙주의 등급을 무작위로 높이고 개체 수 자체를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모든 회차에 유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상인을 통해 능력을 강화하는 에센스를 구매해서 시작을 조금 더 수월하게 할 수도 있고, 게임 플레이 중 룰 체인지가 가능한 아이템을 획득하면 수도원 입구에서 대기하는 룰 변경 NPC와 상호작용해 별도 룰을 지정하는 것으로 색다른 플레이가 가능하다.

 

플레이어가 빙의할 수 있는 것은 한 번만이 아니다. 빙의한 상태로만 수도원 연못을 빠져나올 수 있지만 이후 언제든 유령 상태로 변해서 빠르게 이동하거나, 쓰러뜨린 적의 신체에 빙의해 새로운 숙주로 갈아타는 것도 가능하다. 초기 얼리 액세스 빌드에서는 10종류의 적들에게 빙의가 가능했지만 출시 빌드인 1.0에 이르러서는 총 18종의 적에게 빙의할 수 있도록 적의 유형이 늘어났다. 가장 최근에 추가된 적으로는 둔기를 사용하는 크러셔가 있으며 닌자, 부채를 사용하는 슬라이서 등의 적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 번 빙의하고 나면 회복할 수단이 스테이지 사이사이에 있는 영혼 샘에서 영혼을 소모해 사용하는 것 정도밖에 없기 때문에 완전히 맞지 않을 것이 아니라면 체력이 적을 때 다른 숙주로 갈아탈 결단이 필요하기도 하다. 때문에 궁극적으로 로그 스피릿에 고이지 않은 이상 게임 클리어를 위해 다양한 숙주에 빙의할 필요가 있고, 여러 숙주들의 전투 스타일과 운용법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한편, 이외에도 타임어택 모드에서 친구 등과 기록을 경쟁하는 것이 가능하다.

 


 


숙주에도 등급이 있다.

 

 

 

■ UI나 적의 추가가 변화

 

로그 스피릿의 배경인 동양풍의 세계 미드라 왕국은 초기 얼리 액세스에 비해 몇 개의 스테이지가 더 늘어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같은 형태의 맵을 매번 답습한다는 느낌이 자주 드는 신작이다. 카오스의 공세가 펼쳐지고 있는 미드라 왕국의 각 지역을 돌파해나가면서 보스들과 전투를 치르고 더욱 다양한 적과 마주한다는 컨셉은 유지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적의 종류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적들의 구성이 플레이마다 크게 달라지는 부분이 없다는 사실과 맞물려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전투는 여전히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다. 맵 곳곳에 숨겨진 비밀이나 상호작용을 통해 해제할 수 있는 퍼즐 요소들은 처음 플레이할 땐 달성감이 있을 수 있으나 전투에서는 비슷한 방식이 반복되고 18종의 빙의 가능한 적들 역시 무기나 조금의 공격 방식 정도의 차이만 있는 편이라 극적인 변화가 부족하다. 모션과 타격감은 여전히 아쉬웠다. 그래도 보스의 난이도는 얼리 액세스와 비교해 조금 까다로워지기는 했지만 집중만 하면 무난하게 클리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사실 얼리 액세스 출시 첫 단계부터 게임의 최종 컨텐츠 중 50~60%를 구현했다고 밝힌 만큼 정식 출시에서는 더 많은 변화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 아쉬움을 키운다. 배경 스토리나 은근히 매력적인 맵 디자인 등은 둘째치고 변화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이 UI 형태, 배치만 조금 변경된 부분 정도였다. 좀 더 큰 변화나 컨텐츠의 다양화가 이루어졌다면 좀 더 좋은 인상을 주지 않았을까.​ 

 


 


 

 

조건희 /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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