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에 따라 해외 유명 게임쇼들도 좌초되고 오거돈 부산시장의 사퇴에 따라 부산시의 지원도 불투명해진 가운데,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인 '지스타'가 위기를 맞게됐다.

올해 1월부터 확산 되어 온 코로나19는 초기만해도 올 여름, 늦어도 가을에는 종식 될 것으로 예상되어 왔고, 이에 올해 11월 개최 될 예정인 '지스타 2020'은 코로나19의 여파에 비교적 자유로울 것으로 전망되었지만 이 마저도 불투명하게 됐다. 질병관리본부가 올 겨울 제2의 대유행을 경고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정은경 본부장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는 신종 바이러스라서 어떻게 전개될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유행과 완화를 반복하다가 겨울철이 되면 바이러스가 생기기 좋은 환경에서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전으로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실내로 밀집하게 되는 겨울에 두 번째 대유행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 역시 "올 겨울에 독감과 코로나19의 유행을 동시에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두 가지 호흡기계 발병을 동시에 겪는 것은 보건 체계에 상상할 수 없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상황에 '지스타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 페스티벌)'은 온라인 개최를 확정지었다. BIC 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행사를 한 달 미룸과 동시에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본래 BIC 페스티벌은 매년 9월 열렸으나 올해는 10월 19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된다.

BIC 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BIC는 해외 여러 국가에서 많은 개발자가 참여하는 행사로, 참가자와 관람객의 안전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계속 고심했다"고 설명했다. 참가작 접수 일정은 5월 중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 될 예정이다.

참고로 올해 개최 될 예정인 해외 및 국내 게임쇼는 현재 대부분 취소 된 상황이다. 3월 열릴 예정이었던 'GDC 2020'은 본격적으로 시작 된 코로나19의 영향에 온라인으로 치러졌으며, '타이페이 게임쇼 2020'은 여름 중으로 연기했으나 아예 취소됐다. 'E3 2020'과 '게임스컴 2020' 역시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개최할 예정이며, 국내 상반기 대표적인 게임쇼인 '플레이엑스포 2020', 국내 최대 게임개발자 컨퍼런스인 'NDC 2020' 역시 취소됐다.

국내 게임 관련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다

여기에 더하여 그 동안 전폭적으로 지스타의 개최를 지원해오던 오거돈 부산광역시장이 오늘 '여직원 성추행'으로 전격 자진사퇴함에 따라 부산시의 지원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오 전 부산시장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선 직후인 '지스타 2018' 개막식에서 지스타의 지속 유치와 함께 게임 지원시설과 연구개발 기반시설, 문화테마 시설 등으로 구성된 '게임융복합타운' 건설을 약속한 바 있다. 또 2019년 개막식에도 참가하고 직접 둘러보는 등 지스타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해왔다.

한편, 지스타의 '고난'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08년에는 바다이야기 사태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해지면서 '지스타' 역시 존폐 기로에 섰었다. 이에 개최지를 부산으로 옮기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위기를 무사히 넘긴 바 있다.

게임업계 전문가는 "코로나 19로 전세계 게임쇼가 위기인 상황에 지스타 역시 개최 강행은 어려울 것"이라며 "지스타조직위가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