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닌텐도 게임보이어드벤스(GBA) 기종으로 세간에 첫선을 보인 캡콤의 ‘역전재판’ 시리즈는 플레이어가 변호사의 시점이 되어 억울한 누명을 쓴 피고인을 변호해 재판에서 그의 무죄를 입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추리 어드벤처 게임, 공식 장르 명칭 ‘법정 배틀’이라 일컫는 추리 게임 장르에 새로운 한 획을 그은 기념비적인 작품, 특히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명대사 ‘이의 있음!’는 게임을 플레이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큼 유명하다.

이렇듯 기존 게임에선 접해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소재, 더불어 후술할 이를 더욱 부각시키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변호사 나루호도 류이치를 필두로 한 매력적인 등장인물, 그리고 완성도 높은 게임 시스템이 어우러진 역전재판 시리즈는 이후 휴대용과 거치용 콘솔은 물론 PC와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아우르며 정식 넘버링 총 6편 외 프리퀄과 크로스 오버, 스핀오프 등 게임 총 13편과 영화와 연극, TVA까지 진출, 각종 미디어 믹스에서 대 활약해 큰 흥행을 거둔 캡콤의 대표 프렌차이즈 중 하나다.

지난달 10일 게임피아에 의해 PS4와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 국내 정식 발매한 ‘역전재판 123 나루호도 셀렉션(이하 셀렉션)’은 시리즈의 근간이자 6편의 넘버링 중 게이머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역전재판 소생하는 역전’, ‘역전재판2’, ‘역전재판3’ 총 3작품을 블루레이 디스크 및 게임 카트리지 한 개 분량에 수록한 합본팩으로 고 퀄리티로 재탄생한 음원과 영상미가 특징이다.

참고로 본 리뷰는 PS4 기준으로 작성됐다.

■ 우수한 퀄리티로 만나는 불후의 명작

앞서 말했듯 설렉션은 2001년 선보인 1편의 에피소드 5화, 그리고 각각 2002년과 2004년 출시한 2편과 3편의 에피소드 4화와 5화, 총 14개의 에피소드를 한 작품 내 합쳐 상당히 풍성한 볼륨을 자랑할 뿐 아니라 나름 고전(?)이 된 명작 게임을 우수한 퀄리티로 현세대 거치형 및 하이브리드 콘솔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에 큰 의의를 지닌다.

물론 1~3편의 합본이 발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2012년에 IOS 및 안드로이드 모바일 플랫폼으로 ‘역전재판123HD’라는 이름의 합본을 출시했고 2년 후인 2014년에도 3DS 플랫폼에서 약간의 인터페이스 조정 및 기능 이식을 통한 합본이 발매된 적이 있다.

다만 이 둘, 특히 모바일 HD 버전은 그래픽 퀄리티에 있어선 GBA의 도트 그래픽만 2D 일러스트로 교체했을 뿐 상당히 나쁜 편에 속했는데 퀄리티를 보였는데 미처 후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여기저기 지저분한 선 자국이 남아있는 일러스트, 그리고 저급한 색감 등이 그 예다.

이로 인해 오히려 도트 보다 못한 인상을 풍겼고 특히 3DS의 경우 기존 DS판에 모바일을 단순 이식한 복사 붙여넣기 수준인 데다 오히려 모바일판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던 책갈피와 도중 세이브 기능의 삭제 및 일부 모바일에서 꾸준히 언급됐던 버그조차 여전히 그대로 방치돼 아쉬움을 자아냈었다.

■ 보다 발전된 시스템과 완성도가 일품

이번 셀렉션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깔끔히 개선함은 물론 현세대 콘솔에 맞춰 보다 선명하고 깔끔한 고해상도의 그래픽으로 리마스터됐다.

앞서 누누이 언급해온 저열한 그래픽과 프레임 문제점도 말끔히 수정됐고 기존 HD 화질에서 FHD 해상도로 업그레이드된 덕분에 PC 모니터 및 대형 TV 화면에 게임을 송출해도 놀라울 만큼 선명한 화질의 2D 일러스트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색감을 비롯한 전반적인 작화의 품질도 한층 올라 시각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으며 추가적으로 와이드 스크린 옵션을 지원함에 따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16:9 비율의 모니터는 물론 21:9 등 게이밍 혹은 영상에 특화된 일부 모니터 및 TV에서도 상하 잘림이나 좌우 레터 박스 없이 온전한 비율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이처럼 그래픽 퀄리티 및 해상도 옵션은 전혀 단점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우수, 시리즈에서 가장 뛰어난 완성도 및 만족감을 느꼈다.

이 외에도 새롭게 추가된 퀵 세이브 옵션을 통해 게임의 편의성이 원작은 물론 이전 합본 작품보다 한층 증가, 덕분에 게임의 전개가 한결 수월 해졌고 이 외에도 재판 중 표시되는 진실 게이지의 디자인 변경, 그리고 조사 완료 시의 표현 묘사가 더욱 명확해지는 등 전반적인 UI의 개선 이외에도 폰트의 컬러 등 자잘한 수정도 같이 이뤄져 게임의 완성도가 보다 높아졌다.

덧붙여 현재 게임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언어는 일본어와 영어로 각 언어별 10개의 넉넉한 세이브 슬롯이 주어지며 금년 8월 업데이트를 통해 한국어를 정식 지원할 예정이라 하니 게임에 대한 만족도가 더욱 높아진다.

이렇듯 셀렉션은 지금껏 선보인 1~3편 합본팩 중 가장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할 뿐 아니라 시리즈의 원점이자 그 누구도 찬사를 마다치 않는 명작 3작품을 한 번에 즐겨볼 수 있다.

기존 시리즈 팬들은 물론 추리 어드벤처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작품인 만큼 꼭 한번 즐겨보자.

김자운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