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영화와 같은 원작을 게임화 하는 일 자체가 일본이나 미국 등 풍부한 컨텐츠를 갖추고 있는 외국의 전유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국내에도 이러한 원 소스 멀티 유즈 방식으로 제작된 게임이나 캐릭터 게임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뽀로로나 로보캅 폴리 처럼 아이들 위주의 캐릭터 게임에 국한되어 있었고, 원 소스 멀티 유즈 방식으로 제작된 작품들 역시 서양의 마벨 시리즈나 배트맨 시리즈처럼 강력한 캐릭터 IP를 활용한 독자적인 작품이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에 가까웠다 그만큼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려웠고 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양상이 바뀌었다. 인기 k-pop 아이돌을 대상으로 한 게임이 등장하기도 했고, 국내 웹툰 시장이 급 성장하면서 국내에서의 인지도나 대중적인 인기가 상당히 높아졌으며 심지어 해외에서의 인기도 나쁘지 않다 

일례로 과거에는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많이 봤다면 최근의 젊은 층들은 웹툰을 더 선호하고 있다. 직장인들에게 국내 웹툰의 인기는 더더욱 높다. 이제 국내 웹툰의 경쟁력이 일본 만화에 뒤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재의 모습인 것이다.  

여기에 탄탄한 스토리가 가미되면서 최근에는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근래 방영되는 드라마 중에서도 웹툰 원작의 드라마를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웹툰을 게임화 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작품 역시 그러한 작품 중 하나다. 

- 숨은 그림 찾기와 틀린 그림 찾기 두 가지를 하나로!

다만 이 작품의 경우는 장르가 매우 라이트하다. 지금까지 살면서 수 없이 접해 본 숨은 그림 찾기나 틀린 그림 찾기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뭐 워낙 대중적인 룰을 가진 게임이다 보니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게임은 숨은 그림 찾기와 틀린 그림 찾기를 모두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크게 특별할 것 없는 아주 노멀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제한 시간을 늘리는 아이템이나 힌트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는 등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지만 비슷한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 된 특징은 없다 

어찌 보면 매우 대중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도 있고, 다르게 보면 다른 게임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정도 뿐이라면 사실 크게 플레이를 해야 할 필요성이 떨어지지만 이러한 평범함을 메꾸는 것이 바로 원작 ‘연애혁명’ 의 캐릭터들이다. 

게임에 사용되는 화면이 원작의 웹툰을 그대로 가져온 만큼 플레이를 하다 보면 기억이 나는 장면이 나올 수도 있고, 원작의 팬이라면 단순한 숨은 그림 찾기의 만족감 이상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정말 매우 간단한 수준이지만 원작 웹툰의 주요 장면을 간략히 감상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도 준비되어 있다. 특히 에피소드를 감상하는 것으로 다양한 아이템이나 캐릭터 카드를 얻는 것도 가능하다. 

웹툰의 주요 장면을 에피소드로 감상할 수 있다

- 컬렉팅과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캐릭터 카드

캐릭터 카드는 이 작품만의 나름 특별한 요소로, 장착 시 경험치 상승이나 플레이 타임을 증가시키는 등 부수적인 효과가 붙어 있어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장치다. 등급이 높을수록 보다 높은 효과를 받을 수 있고, 골드를 투자해 레벨 업을 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풀 레벨이 된 두 개의 카드를 합성해 상위 등급의 카드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원작인 연애혁명의 왕자림이나 공주영 같은 주요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어 팬이라면 컬렉팅의 목적도 충분한 편이다. 

다만 카드를 구하는 것이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은 편인데, 일반적인 플레이로는 낮은 등급의 카드만을 구할 수 있고 현질을 통해 골드를 구입해야 4성 이상의 높은 등급 카드 획득이 가능하다. 물론 플레이를 통해 골드를 획득하는 방법도 있지만 몇 일을 꼬박 해야 하나 정도 뽑아 볼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랄까. 현질을 하더라도 다른 게임들에 비해 4성 이상 캐릭터 카드를 한 장 뽑는데 드는 비용이 높은 편이기도 하다. 

- 실제 게임의 모습은?

앞서 언급했듯이 이 작품은 매우 노멀한 규칙의 숨은 그림 찾기와 틀린 그림 찾기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모든 플레이는 솔로 플레이로 이루어져 있고, 다른 사람들과의 대전과 같은 멀티 플레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주변 지인들과의 식력을 가늠할 수 있는 랭킹 시스템이 존재하기는 하나 여럿이 즐기기 보다는 혼자 플레이를 하는 게임인 셈이다. 

플레이 난이도는 뒤로 갈수록 점점 어려워진다. 또한 한 스테이지에 찾아야 하는 숨은 그림이나 틀린 그림의 수도 점점 많아지는데, 웹툰을 배경으로 사용하는 환경 상 한번에 많은 대상을 표시하기 어렵다 보니 플레이를 하다 보면 하나의 스테이지가 몇 개의 그림을 연속으로 플레이 하는 형태로 많이 표현된다. 예를 들어 첫 번째 그림에서는 4개, 두 번째는 3개, 세 번째에 4개의 숨은 그림을 찾는 식이다. 

몇 개의 화면을 이동하다 보니 시간 자체는 다소 넉넉하게 주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오답을 찍었을 경우 라이프 시스템이 아니라 시간이 줄어드는 방식을 사용하다 보니 오답이 생기면 시간이 촉박해 지는 편.

한 스테이지의 난이도 구성은 통상적으로 무난하게 찾을 수 있는 포인트들이 대부분이지만 최소 한 개 정도는 찾기가 매우 어려운 녀석이 하나 숨어 있다. 이 녀석을 쉽게 찾으면 스테이지 클리어가 가능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스테이지 클리어에 실패할 수도 있다. 

각 스테이지마다 동일한 컷신을 사용하는 만큼 한 번 실패해도 다음번 플레이에서 쉽게 클리어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하나의 컷 신에 여러 개의 포인트가 존재하고 이 중 일부가 랜덤으로 나오는 식이다 보니 약간은 겹칠 수 있어도 동일하지는 않다. 그렇다고는 해도 몇 번 하다 보면 나올 게 다 나오는 만큼 충분히 클리어가 가능하다. 

- 캐릭터 게임에 초점을 맞춘 작품

‘연애혁명 숨은 그림 찾기’는 숨은 그림 찾기나 틀린 그림 찾기의 난이도를 극한으로 끌어 올려 클리어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작품은 아니다. 그보다는 원작의 인기를 기반으로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면서 팬심을 충족할 수 있는 작품에 가깝다. 

전반적인 난이도도 낮은 편이고 가볍게 즐기기에 알맞다. 솔직히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지만 캐릭터 게임의 관점에서 본다면 나쁘지 않은 모습이다. 

무엇보다 이제 국내에서도 캐릭터 게임이 대중화 될 만큼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발전한 것에 내심 뿌듯하다. 물론 국내 캐릭터 게임이 아직은 초창기 단계라 게임성까지 갖추지는 못한 모습이지만 이러한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보다 완성도 높은 형태로 변화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