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공포의 세계로 들어갈 준비는 됐는가… 이블 위딘 2   전작과는 다른 느낌

2017년 10월 23일 14시 59분 42초


‘바이오 하자드’ 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카마 신지’의 캡콤 퇴사 후 행보는 사실 별로 유쾌하지 못했다. 그 이름에 걸맞은 작품을 만들어 내지도 못했고 결과적으로 게이머들의 기억에서도 점차 잊혀 가는 듯 보이기도 했다. 마치 울티마의 아버지로 높은 명성을 구가하다가 이제는 조금 이상한(?) 개발자처럼 되어 버린 리처드 개리엇처럼 과거의 명성만이 남아 있는 제작자로 남아 버린 느낌이었다고 할까.

 

하지만 2016년 발매된 ‘디 이블 위딘’을 통해 그 존재감을 다시금 확인시키는 계기를 만들어 내기에 이른다. 비록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처럼 엄청난 명작으로 불릴 만한 작품은 아닐지라도 마카마 신지라는 이름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는 됐다. 여기에 2017년 10월, 이블 위딘의 후속작이 발매되면서 또다시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고 말이다.  

 

 

 

■ 누군가에게는 흥미롭지만 다른 누구에게는 무섭다

 

사실 공포심이라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인 요소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에게는 롤러코스터가 매우 재미있는 유흥에 불과하지만, 이 자체에 공포심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고양이를 귀여워하는 이들이 많지만 반대로 무서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런가 하면 보편적인 것들, 예를 들어 징그러운 것을 싫어하거나 어두운 것, 귀신을 무서워하는 등 전반적으로 공포심을 자극하는 요소들도 존재하는 반면에 개인의 트라우마에 따라 공포심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물을 무서워하는 등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처럼 공포심이란 것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그 차이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호러 게임은 결코 존재할 수 없다.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호러 게임들 역시 보편적인 기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일 뿐이다.

 

그만큼 호러 게임은 다른 장르와 달리 다채로운 형태의 작품들이 존재하고 있고 그 강도 역시 천차만별이다. 초자연적인 요소가 존재하는지, 오직 인간들만 등장하는지, 배경이 과거인지 현재인지, 그리고 동양적 사상을 기반으로 하는지 서양을 기반으로 하는지와 같은 다양한 설정의 차이가 게이머들의 선택이 되기도 하고 말이다.   

 

 

 

이 때문에 호러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중요하게 보는 것이 바로 어떠한 형태의 공포감을 주는 작품인지를 체크하는 것이다. 이는 보다 큰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호러 게임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다. 실제로 자신과 맞지 않는 게임 스타일로 인해 구입한 게임을 봉인하거나 플레이를 도중에 그만두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필자의 경우는 시야가 잘 확보되지 않는 호러 게임을 매우 싫어한다.

 

■ 마치 사일런트 힐과 바이오 하자드를 섞어 놓은 느낌…

 

호러 게임은 크게 사일런트 힐과 같이 형이상학적 배경에 기괴한 괴물들이 판치는 형태의 게임과(사실 이런 류의 게임이 불쾌감을 가장 많이 느끼는 작품이다) 일상적인 환경에서 공포심을 자아내는 방식, 그리고 분위기와 장치로 공포심을 조장하는 게임 및 귀신과 같은 항거 불능의 존재가 등장하는 형태로 나눌 수 있다. 물론 세부적으로 나눈다면 엄청난 가짓수가 존재하겠지만 적어도 큰 줄기로 나눠 본다면 이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이블 위딘 시리즈는 이 중에서 사일런트 힐과 같은, 가상의 공간과 형이상학적인 요소가 많이 등장하는 게임이다. 사실 호러 게임은 다른 어떤 장르보다 내용 누설에 대한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전작이라고 하더라도 별도의 스토리 라인을 언급하지 않겠지만(이번 2편의 스샷 역시 완전 초반의 사진으로 대체한다) 그 흐름 자체는 사일런트 힐과 흡사한 편이다. 그런가 하면 최고의 명작으로 평가받는 ‘라스트 오브 어스’ 와 비슷한 부분도 있다. 여기에 바이오 하자드를 탄생시킨 미카마 신지의 작품이다 보니 그 흔적들도 제법 많이 보이고 있다.

 

 

 

다만 플레이의 흐름에 관해서는 두 작품이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전작의 경우는 주어진 스토리 라인을 따라 고정적으로 루트를 진행하는 방식이었지만 2편에서는 일부 챕터에 한해 어느 정도의 오픈 필드 방식의 진행을 보여주고 있으며, 서브 스토리까지 존재하는 등 조금 더 확장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변경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완벽한 오픈 필드형 게임은 아니다. 전작처럼 고정 루트 진행에 약간의 확장성을 넣은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게임의 난이도 또한 그렇다. 전작은 호러 게임치고는 난이도가 제법 높은 편이었고 심지어 특정 챕터를 클리어하지 못해 플레이를 그만두는 유저도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작에서는 상대적으로 적들을 따돌리기가 쉬워지고 난이도도 낮아지면서 그나마 할 만한 난이도의 게임이 되었다. 이렇듯 난이도가 낮아진 것은 A.I가 상대적으로 멍청한(?) 것이 원인이라 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된 원인을 살펴보면 전작에 비해 보다 넓은 지역에서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전작을 해 본 경험이 있다면 그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게임 자체의 그로테스컬한 느낌도 보다 완화됐고 그만큼 더 대중적인 형태의 게임이 된 느낌도 든다. 반면 이처럼 전작의 색깔이 어느 정도 희석된 부분이 있다 보니 전작에는 대 만족을 하지만 본 작품은 다소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반대로 2편을 해 보고 1편을 플레이 한 이들은 생각보다 큰 이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한 마디로 확실한 정통 후속작임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의 느낌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생판 다른 게임이라고 할 정도의 차이는 아니지만 말이다.

 

 

게임의 주인공 세바스찬. 근데 아무리 봐도 짐 레이너…

 

■ 서로 다른 게임성. 아, 고민되네…

 

문제는 이렇듯 보다 보편적인 형태로 후속작을 만들어 낸 제작자의 선택이 과연 성공했는가 하는 부분인데, 결과적으로 판매량 자체는 얼추 비슷한 상황으로 보인다. 그럴 것이라면 차라리 원래의 노선대로 가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적어도 1편을 즐긴 이들이 이번 작품의 주요 고객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말이다.

 

이는 두 작품의 스토리 라인이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세부적인 내용을 본다면 1편과 2편의 스토리는 어느 정도 개별성을 가지고 있지만 두 편을 모두 플레이해야 완성된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다. 1편만 플레이할 경우 수많은 의문점들이 남기 마련이며, 2편만 플레이한다면 전반적인 설정의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많다. 심지어 1편뿐 아니라 추가로 발매된 3편의 DLC를 모두 해 보지 않는다면 스토리 라인의 이해가 상당히 떨어진다.

 

 

 

이처럼 완전한 스토리 라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편을, 그것도 순차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두 작품의 느낌이 다른 만큼 1편과 2편의 플레이에 모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도 분명 존재한다.

 

스토리 자체는 무난하지만 결코 쉬운 스토리 라인은 아니다. 호러 게임의 스토리 라인은 보통 이해하기 힘든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편인데, 이는 장르 자체가 초자연적인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의도적으로 내용을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엔딩을 보더라도 완벽한 이해가 쉽지 않은 작품들이 적지 않다. 이블 위딘 역시 스토리를 이해하기에 난해한 부분이 있지만 어쨌든 1편의 DLC와 이번 2편까지 모두 플레이를 하게 될 경우 대부분의 궁금증은 해결된다. 약간의 의혹은 아마도 3편을 위한 떡밥이 아닐까.

 

개인적 소견으로 이번 작품은 전작에 비해 스토리 라인이 보다 가벼워진 느낌이며, 상대적으로 덜 꼬여 있어 스토리를 이해하기가 훨씬 쉽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러한 이면에는 전작을 통해 습득한 기본 배경 지식이 큰 역할을 하고 있기에 전작을 플레이해 보지 못했다면 이해에 보다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높다.

 

 

 

■ 조금 더 가벼워진 게임 플레이

 

전작에 비해 어느 정도 완화된 모습을 보여 주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작품 역시 공포 레벨이 낮지는 않다(이는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른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 잔인한 장면도 적절히 등장하고 꽤나 징그러운 모습의 적들도 다수 존재한다.

 

어두운 톤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게임이 보다 밝아진 느낌이고 스토리 적인 연출도 조금 더 많아졌다. 하지만 게임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는데, PC 버전의 경우는 최적화 상태가 엉망이라 프레임 드랍 현상이 꽤나 거슬리는 편이고 조작감 자체도 전작처럼 깔끔한 느낌은 아니다.

 

 

 

특히 이러한 프레임 드랍의 경우, PC 사양이 높은 상태에서도 발생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주고 있다. 반면 비주얼은 나름 퀄리티가 높은 편이고 한글화 상태도 준수한 수준. 오토 에임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에임에 취약한 이들이라면 이를 사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싶다.

 

■ 두 작품이 다르다는 것…

 

전체적으로 비주얼이나 게임성은 준수하다. 이 정도면 호러 게임 치고 스토리 라인도 나쁜 편은 아니고 등장하는 보스들 역시 개성이 잘 살아 있는 모습이다. 간간히 조금 어려운 퍼즐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며, 진행도 이 정도면 충분히 매끄러운 편이라 할 수 있다. 전작에 비해 보다 대중적인 형태로 게임을 디자인 한 것 또한 플레이하는 입장에서 나쁘지 않았고 말이다.

 

하지만 분명 전작과의 이질감은 있다. 스토리는 이어지지만 두 작품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조금 다르다고 할까. 전작을 건너뛰고 플레이를 하게 될 경우 스토리의 이해도 힘들고 전작의 핵심적 요소들 또한 게임 초반에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는 부분도 아쉬웠다. 이 말은 2편을 먼저 플레이할 경우 1편의 스토리적 재미가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어찌 보면 딜레마라고도 할 수 있는데 2편을 먼저 하면 1편의 스토리 적 재미가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고 내용 이해도 힘들다. 그렇다고 1편을 먼저 할 경우 조금 더 하드코어한 게임성으로 인해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과 맞지 않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렇듯 게임 스타일을 보다 대중적인 형태로 바꿀 것이었다면 차라리 간략하게 1편의 내용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롤로그 파트를 넣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랬다면 2편 만으로도 스토리의 이해가 보다 쉽고 굳이 1편을 플레이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었을 텐데 말이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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