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튠 외전의 환골탈태 '4여신 온라인'   더할 나위 없이 넵튠스럽다.

2017년 05월 29일 00시 11분 31초


누가 봐도 독특한 캐릭터성으로 먹고사는 B급 게임에 지나지 않았던 ‘넵튠’ 시리즈가 PS4 첫 작품인 ‘신차원게임 넵튠 VII’로 한차례 환골탈태를 거친 데 이어, 이번에는 PSVITA로만 출시되던 외전작이 PS4로 첫 출사표를 던졌다. 그 이름하여 ‘4여신 온라인’.

 

아이돌 육성에 SRPG,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채택해 왔던 넵튠 시리즈의 외전작들 이지만, 그중에서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탐소프트’가 제작한 작품들의 평가는 모두 하나씩 나사가 빠져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유저들 사이에서는 믿고 거르는 탐소프트의 줄임말인 ‘믿거탐’이라는 단어까지 생길 정도이다.

 

발매 전부터 시리즈 최초로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한다는 소식으로 한껏 기대 몰이를 하였지만, 탐소프트가 외주 제작을 담당한다는 소식에, 단지 ‘넵튠’ 시리즈라는 이유로 어찌 되었건 사고 볼 수밖에 없는 팬들은 불안을 떨칠 수 없었다. 과연 ‘4여신 온라인’은 넘버링 시리즈처럼 PS4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 4여신 온라인, 드디어 실제로 즐긴다

 

지금까지 본편과는 다른 평행 세계관에서 여신들의 활약상을 보여주었던 외전 시리즈지만, 이번 ‘4여신 온라인’은 게임 제목처럼 기존 시리즈에서 린 박스의 여신 ‘벨’이 플레이하는 온라인 게임으로 계속 언급되어 왔던 ‘4여신 온라인’의 신작 베타 테스트에 여신들과 여신 후보생들이 참여하여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미 ‘초여신신앙 느와르’와 ‘격차원태그 블랑’으로 시리즈를 이끌어가는 4여신 중 본편의 주인공 넵튠을 제외한 느와르와 블랑을 주인공으로 한 외전작이 발매되었었기에, 이번에는 벨을 주인공으로 한 외전작일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아쉽게도 다음 기회로 미루어지고 말았다.

 

다만 특정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후 해당 캐릭터에 비중이 몰려 있었던 전작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4여신과 여신후보생들 모두가 게임 내에서 함께 파티 플레이를 한다는 설정으로 누가 주인공이라 할 것 없이 비중이 골고루 분비되어 있다. 주인공이 되지 못한 ‘벨’은 특별히 차에 대해서 소개해주는 게임 내 코너 ‘알려주세요 베르베르’를 독점으로 담당한다.

 


 

 


넵튠 시리즈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대화 파트는 지금까지의 액션 장르 외전작들이 시나리오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데에 비해, 시리즈 특유의 왁자지껄함이 가득한 ‘넵튠스러움’이 잘 살아있다. 본 작품의 컨셉이 온라인 게임인 만큼 ‘넷카마’, ‘치터’ 등 온라인 게임 한정 소재와 ‘파이널 판타지 14’나 ‘소드 아트 온라인’ 같은 작품들의 패러디 요소들이 가득하다.

 

시리즈 첫 작품부터 줄곧 사용하여 오던 Live 2D가 빠졌기 때문에 대화 씬에서의 캐릭터 스탠딩 일러스트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은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데, 캐릭터들이 눈을 깜빡이거나 숨을 쉬는 등의 세세한 움직임은 사라졌지만 그 대신 전작 이상으로 일러스트의 확대, 축소, 이동, 포커싱 변화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오히려 전작들보다 더욱 생동감 있는 모습을 보인다.

 

더욱이 지금까지의 외전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일러스트가 넘버링 작품의 것에 의상만 갈아 입힌 일러스트를 사용했다면, 이번에는 전통적으로 넵튠 시리즈의 일러스트를 담당하는 츠나코 선생이 ‘4여신 온라인’만을 위한 캐릭터 일러스트를 모두 다시 그렸다. 날이 갈수록 귀여움이 더해지는 츠나코 선생의 발전하는 그림체로 새롭게 그려진 캐릭터들을 고대했던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라 할 수 있겠다.

 

 

 

 

 

■ 4여신 온라인, 드디어 실제로 즐긴다

 

전투 파트는 게임의 컨셉과 같이 유사 MORPG의 형태를 보인다. 게임 아바타를 만들 때 다른 직업을 선택했다는 설정으로, 원작과는 다른 모습의 여신들과 여신 후보생들 중 4인을 선택하여 하나의 파티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플레이어를 제외한 파티원 3명의 AI 수준은 일반 몬스터나 초반 보스를 잡기에는 크게 문제가 없는 수준이며 스킬과 회복을 능동적으로 사용하여 플레이어를 서포트하기 때문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원거리 공격을 하는 캐릭터가 적 보스가 근접하였는데도 거리를 벌리지 않는다던가, 보스가 일격사 광역 패턴을 준비하고 있는데도 계속 붙어서 공격하다가 전멸하는 등, 분명 한계는 존재한다. 플레이어는 AI 캐릭터들의 행동 방침은 일괄적으로 설정할 수 있으나, 직접 의사를 전달할 수는 없다. 최근 ‘소드 아트 온라인’과 같은 유사 MMORPG 게임에서 AI가 조종하는 동료에게 간단한 명령을 내려 전투의 흐름을 보다 유연하게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을 보면 의사 전달 기능의 부재는 아쉽게 느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지난 액션 장르 외전작들이 통상 공격에 차지 공격을 섞어서 콤보를 만드는 방식을 사용하였다면, 이번에는 통상 공격 콤보를 베이스로 스킬을 섞어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각 캐릭터의 직업에 따라 스킬의 형태와 용도가 매우 다양하고, 쉽사리 죽지 않는 적 덕분에 공격을 타이밍에 맞추어 받아치는 저스트 가드와 회피 등의 액션의 활용도가 높다는 점은 꽤나 아슬아슬한 손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액션 게임으로서 가장 중요한 타격감에서는 결코 좋게 평할 수는 없는 수준으로, 타격음이 거의 들리지 않으며, 컨트롤러의 진동마저 없어 허공을 베는 듯한 느낌이다. 사실상 플레이어가 적을 제대로 공격하고 있는지는 숫자로 나타나는 데미지 표기로 확인해야 하는데, 이마저 AI 캐릭터들이 공격한 것과 동일한 형태로 나타난다. AI 캐릭터들이 한데 몰려들어 플레이어와 함께 적을 때리기 시작하면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제대로 적을 때리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캐릭터의 공격 판정 거리도 매우 짧은 터라 근접 공격을 하는 캐릭터는 적에게 필요 이상으로 찰싹 달라붙는 느낌으로 공격을 해야 하며, 특정 캐릭터는 필살기인 각성기까지 미묘한 판정 범위로 툭하면 빗나가는 덕분에 일부 유저들에게는 데미지가 들어가지 않는 버그로 여겨지고 있을 정도.

 

동 제작사가 제작한 액션 외전 전작인 ‘초차원액션 넵튠U’나 ‘격차원 태그 블랑’이 다른 건 몰라도 출중한 타격감에서는 호평을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후속작에서 퇴보하였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 외전작으로의 완성도는 훌륭

 

‘격차원 태그 블랑’에 이어서 시리즈 두 번째로 들어간 멀티플레이는 온라인 멀티플레이가 자유로운 거치형 콘솔로 제작된 만큼 좀 더 본격적인 모습을 기대하였으나, 단순히 퀘스트를 지정한 후 방을 만들고 클리어하면 곧바로 해산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거기에 방장의 접속이 끊기면 얄짤없이 모든 유저가 게임에서 강제 퇴장당하거나 렉이 심하여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한 등 아쉬운 부분이 곳곳에 보인다.

 

비주얼적인 부분에서는 역시 기반이 달라지니 때깔이 틀리다는 느낌이다. 현실적인 그래픽이 특징인 ‘언리얼 엔진 4’을 잘 조정해가며 2D 일러스트 스타일의 그래픽을 구현해 냈으며, 이는 그래픽 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고 평가받는 지난 ‘넵튠 VII’를 상회하는 수준을 보여준다.

 

3D 캐릭터들의 애니메이션 역시 RPG인 넘버링 작품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러워진 모습이다. 액션 외전 전작들 역시 자연스러운 캐릭터들의 애니메이션으로 호평을 받았던 것을 기억하면, PSVITA의 작은 화면에서 PS4의 대화면으로 옮겨진 것이 더욱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부각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넵튠 시리즈의 팬인 필자의 입장에서 이번 ‘4여신 온라인’은 거치형 콘솔에 걸맞은 탄탄한 볼륨과 콘텐츠로 항상 “액션은 좋지만 내용물이 부실하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액션 장르 외전의 첫 만회라는 데에서는 대만족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콘텐츠를 보강한 만큼 타격감에서만 조금 더 신경을 써줬다면, 팬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액션 게임이 되었을 것이라는 데에서는 크나큰 아쉬움이 남는다.

 

2015년에 출시되었던 ‘넵튠 VII’를 VR 기능까지 추가하여 새롭게 리메이크 한 ‘신차원게임 넵튠 VIIR’ 발매를 올해 8월로 앞둔 지금, 의아할 정도로 단기간만의 리메이크라는 데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는 원작과의 차별화를 이번 ‘4여신 온라인’에서 보여주었던 발전된 기술과 요소들을 통해 탄탄하게 메꾸어 주길 기대해 본다. 

 

 

 

이형철 /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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